악기를 처음 배우는 이들의 공통점
살아가면서 어떤 취미를 갖느냐 하는 것은 그 사람의 성향이 어떤가에 달려 있을 것이다.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남들 따라 아무리 열심히 운동을 추구해 봐야 재미가 없다.
예술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남들 한다고 아무리 따라해 봤자 흥이 나질 않는다.
자신에게 맞는 취미를 하나쯤 발굴하는 일은
생업 못지않게 중요한 것임에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나의 경우는 운동보다는 예술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관심이 많다는 것과 잘하는 것은 별개의 것임을 밝혀 둔다).
그 중에서 하나가 기타를 배운 일이다.
오래 전부터 배우고 싶다는 마음만 있었지 선뜻 실행에 옮기지를 못 했다.
지천명이 훨씬 넘어서야 겨우 용기를 내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어려웠고 난관도 많았다.
좀 더 일찍 시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수없이 스쳐갔다.
그럼에도 뒤늦게 나의 버킷 리스트에 한 가지를 올릴 수 있었음은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악기를 배우면서 발견하게 된 신기한 사실 하나.
막 시작하는 초보자일수록 어디에 자랑하고 싶은 욕구가 굉장히 강하다는 점이다.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심지어 듣고 싶지 않은 이들에게까지 듣기를 강요하기도 한다.
문제는 세상에 선보일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내가 그랬다.
돌아보면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마지못해 들어주던 이들을 생각하면 얼굴이 붉어지기까지 한다.
현실은 받쳐주지 못하면서
의욕만이 앞섰다는 걸 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깨달았다.
악기를 배우는 사람이면 누구나 예외 없이 똑같은 과정을 겪게 된다.
어쩌면 다음 단계를 위한 필수 코스인지도 모른다.
악기를 다루는 실력은 별로 늘지 않았지만,
새로운 깨달음을 얻은 것만으로도 그만큼 성장했다는 반증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