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 시절의 추억(5) - 선생님의 칭찬
그 당시 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담임이 바뀌고
반 편성도 다시 하다 보니 매년 새로운 학생들과의 만남이 이어졌다.
유일한 예외가 4학년, 5학년 때였다.
4학년 반이 그대로 5학년으로 올라갔고 담임 선생님만 바뀌었던 것이다.
4학년 때 나의 담임 선생님은 시를 쓰는 분이었다.
5학년으로 올라가면서 바로 옆 반 담임을 맡으셨지만
선생님은 나를 비롯한 세 명의 아이를 방과 후에 남겨 시 공부를 시키셨다
(담임이 아니었음에도 4학년 때 가르쳤던 우리를 왜 다시 부르셨는지는 모르겠다).
방과 후에 남아 우리가 하는 일은
자유롭게 지은 각자의 습작을 선생님께 보여 평가를 받는 것이었다.
몇 개월이 흐르는 동안 선생님은 나의 습작에 관해
단 한 번도 이렇다 할 말씀이 없으셨다.
그러던 어느 날, 나의 또 다른 습작을 보시더니
무릎을 치시며 '그래, 바로 이거야! ~' 라며 반색을 하셨다.
내가 선생님 밑에서 시 공부를 하며 들었던 처음이자 마지막 칭찬이었다.
그때 선생님께 들은 그 한 번의 칭찬이
세월이 흐르는 동안 나의 뇌리에서 떠난 적이 없었다.
그것이 바로, 졸업 이후 30여 년이나
연락이 끊어졌던 선생님과의 인연이 다시금 이어진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후 선생님은 우리를 가르치시던 5학년과 6학년 무렵에
국내 유력 일간지 신춘문예 동시 부문에 연이어 당선이 되면서
대한민국 아동문학계의 큰 별이 되셨다.
당신께서는 새로운 작품집이 발간될 때마다
친필 서명과 함께 옛 제자에게 잊지 않고 보내 주고 계신다.
감사의 전화를 드릴 때면 말씀하셨다.
"내가 아무에게나 보내 주지 않네. 자네는 나의 일등 독자이니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