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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dom 문화의 변화

자유인。 2022. 6. 12. 07:27

 

 

아주 오래 전, 국내 아이돌 가수들의 공연을 보기 위해

일본에서까지 날아오는 한류 팬들을 보면서

참으로 대단한 열정의 소유자들이란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무엇보다  의아해 했던 것은

그들 대부분이 추종 가수의 엄마나 할머니뻘이라는 점이었다.

 

아니, 어떻게 동년배도 아니고

아들, 손자뻘 되는 젊은이들에게 저토록 빠져들 수 있는 걸까.

특이하다는 생각까지 했었다.

 

그때만 해도 우리나라는 비슷한 또래의 젊은 층이

팬덤의 주류를 이루고 있던 시절이었다.

 

그로부터 얼마쯤 지났을까.

어느덧 우리 사회에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것은 코로나 기간을 전후해 부쩍 많아진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이 결정적인 기폭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그와 같은 경쟁을 통해 탄생한 가수들마다

유례가 없던 엄청난 팬덤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들이 등장하는 공연장마다 연세 지긋한 팬들은

각종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나 풍선 등을 준비해 자신들이 좋아하는

가수들을 향해 젊은이 못지않은 열광적인 응원을 보내고 있다.

 

그것은 마치 과거 조용필 같은 스타들을 보며

환호하던 어린 학생들의 모습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그만큼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는 의미일 수도, 

어디에도 마음 둘 곳 없는 외로움과 공허함을 달래기 위한 

그들만의  유토피아일 수도 있음을.

 

생각지도 못한 형태로 변화하는 사회 현상.

한때는 의아하기만 했던 풍경들이

시나브로 일상이 되고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