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결별 선언

자유인。 2022. 7. 3. 20:48

 

아무리 디지털이 지배하는 세상일지언정

'그래도 신문은 역시 종이로 된 것을 봐야 제맛'이라는 생각을 오랫동안 고수해 왔었다.

 

내가 사는 아파트 같은 라인에 종이 신문을 구독하는 집이

채 몇 손가락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그 생각을 지금껏 유지해 왔었다.

 

결혼 후 쭉 이어왔으니까 어림잡아 30년이 훨씬 넘은 셈이다.

비용으로 치자면 몇백 만원이 넘는 금액일 것이다.

 

그런 신문과 마침내 결별을 선언했다.

 

지면만 늘어났지 더 이상 볼 만한 내용이 없다는 것,

뉴스 공장이라기보다는 공해 배출소에 가까워졌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정작 중요한 국민들의 삶은 그들의 관심권 밖으로 밀려난 지 오래.

요즘 방송과 언론엔 온통 정치 이야기뿐이다.

 

알고 보면 정치와 언론은 비즈니스 동반자 관계에 지나지 않는다.

정치인들은 언론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고

언론 역시 정치인들이 없으면 지면 채울 거리가 없다.

 

오로지 분량을 채우기 위한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

'그들만의 잡담'을 듣는 데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기보다는

 

차라리 부족한 나의 내면을 다지는 데

좀 더 집중하고 싶다는 것이 보다 솔직한 고백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