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응 안 되는 제한 속도 30km

 

자동차를 운전하다 보면 익숙한 길인데도 순간적으로 딴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단속 카메라를 미처 의식하지 못 한 채 그대로 지나치게 된다.

지나고 보면 '아차 ~' 하면서 혹시 과태료가 부과되는 건 아닐까, 신경이 쓰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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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외출에서 돌아오면서 우편물을 하나 건넨다.

발신자는 OOOO경찰서장. 경찰서에서 보내오는 우편물은 대략 짐작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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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물을 열어보니 예상대로 '과태료 부과 계도 안내문'이었다.

지난 달 하순경 아침 출근길에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제한 속도를 초과했다는 것이었다.

다행히 6월 29일까지는 계도 기간이라 과태료는 부과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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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니 그날 아침 해당 지점을 통과하면서 순간적으로

딴 생각을 했었는데 지나치고 나서야 뒤늦게 '아차 ~ ' 싶었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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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부터 '민식이법'이 시행되면서 어린이 보호구역에서의

교통 단속이 부쩍 강화되었다. 한 해 전 충남 아산의 어린이 보호구역 건널목에서

발생한 김민식 어린이의 사망 사고를 계기로 만들어진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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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나는 어린이의 소중한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법률의 취지에는

전적으로 공감하지만, 자동차를 운전하는 입장에서는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운전을 해 본 이들은 다들 느끼겠지만, 시내에서 대략 60km 정도의 속도로

달리다가 제한 속도인 30km로 줄이려면 거의 급정거에 가까운 제동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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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구간을 지날 때면 혼자서 내뱉는 말이 있다.

'도대체 자동차 운전을 하란 얘긴가, 걸어서 가란 얘긴가.'

해당 법이 시행된 이후 지금까지 변함없이 이어지는 독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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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의 취지대로 시행 이후 실제로 사망률이 줄기는 했을까?

아침마다 단속 카메라가 설치된 어린이 보호구역을 두 군데나 지나야 하는데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적응이 안 되기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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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라도 전방을 주시하지 않고 내달리던 뒤차가 카메라 앞에서

갑자기 속도를 줄이는 앞차를 미처 보지 못 하고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

하지는 않을까 늘 염려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