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많이 지을까?
여기는 군포시 속달동에 위치한 갈치저수지라고 하는 곳이다.
군포는 내가 신혼 생활을 시작하면서 10년 가까이 살았던 곳이라 주변 환경을 비교적 잘 알고 있는 편이다.
여느 도시와 다를 바 없이 이곳 역시 물을 끼고 있다 보니 주변엔 요식업소들로 넘쳐난다.
여기서 가까운 반월저수지 주변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4호선 대야미역에서 가까운 이곳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농촌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었다.
탁 트인 전망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시골의 정서를 살필 수 있어 종종 찾곤 했었다.
더욱이 수리산과 연계할 수 있어 산행 코스로도 애용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런 풍경도 머지않아 사라질 것 같다.
몇 년 전부터 이 일대에 대규모 택지가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제 가 본 현장엔 O월 OO일까지 모든 지장물을 철거하라는 행정당국의 최후통첩이 걸려 있었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 주변의 허파라고 여겼던 녹지가 대부분 사라지고 있다.
그 자리엔 예외 없이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있다.
우리 나라의 인구는 해마다 급격히 줄고 있다.
출생률은 OECD 국가 중에서도 최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비단 농어촌만의 문제가 아닌, 대도시에서까지 확인되는 현상이다.
그럼에도 정부와 행정당국은 더 많은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인구는 줄고 있는데 왜 새집들은 끊임없이 짓고 있는 것일까.
어느 부동산 전문가의 논리를 빌리자면
이는 땅주인과 개발업자, 그리고 해당 지자체의 이해관계가
서로 맞물려 작용하는 결과라고 한다.
당사자들이야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 좋을지 모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사는 나라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지금처럼 끊임없이 빈땅을 메우는 정책으로만 일관하다 보면
결국에는 더 이상 메울 땅이 없어질 텐데,
그때도 여전히 산을 깎고 바다를 메워 가며 계속해서 집을 지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