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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기 싫으면 운동이나?

자유인。 2023. 9. 27. 09:08

 

 

중국 항저우에서 제19회 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다.

종합3위를 목표로 참가한 우리 선수들의 승전보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이번 대회를 위해 지난 4년 동안 땀을 흘린 선수들은 빛나는 성과를 거두는 경우도 있지만,

단순히 참가에 의의를 둔 경우도 있어 희비는 엇갈리게 마련이다.

 

내가 자랄 때만 해도 운동은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하는 경우가 많았다.

요즘에는 돈이 없으면 운동을 시키기조차 어렵다.

아들이 축구 선수를 했던 내 친구의 경우를 보면 매월 내야 하는 월사금을 비롯하여

대회 때마다 납부해야 하는 후원금까지 돈이 이만저만 들어가는 게 아니었다.

 

그렇게 뒷바라지를 해도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고등학교에서 대학교,

대학교에서 실업이나 프로팀으로 가는 모든 과정 하나하나가 치열한 경쟁의 연속이다.

설령 실업팀이나 프로팀에 들어간다고 해도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거기에서 주전을 확보하지 못하고 언제까지 벤치 신세로만 머문다면 의미가 없다.

 

주전을 확보하고 나서도 지속적인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경쟁에서 또 밀린다.

그 다음은 국가대표, 국가대표가 되고 나면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고 싶어 한다.

끝도 없는 경쟁에서 이기려면 낙타가 바늘 구멍 들어가기보다 어렵다.

 

빛을 보지 못하고 스러져 간 선수들에게는 결과는 고사하고 단 한 번이라도

국가대표를 지냈다는 이력 하나만으로도 가문의 영광이요, 일생일대의 명예이다.

예전에는 '공부하기 싫으면 운동이나 하라'고 했지만,

공부로 성공하기보다 운동으로 성공하기가 몇 배 더 어려운 세상이다.

 

내가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운동 선수 중 가장 긍정적인 결과를

낳은 경우는 복싱 주니어 국가대표를 지낸 지인뿐, 나머지는 모두 중도에 진로를 바꿨다.

몇 년 전까지 대학교 축구 선수를 지낸 친구의 아들도 더 이상 미래가 보이지

않자 졸업과 동시에 16년 간의 선수 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말았다.

 

그런 걸 감안하면 지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선수들은

결과를 떠나 수많은 경쟁을 뚫고 모든 운동 선수들의 꿈인 국가대표에 선발

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아낌없는 박수를 받을 자격이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