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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관한 고찰

자유인。 2023. 12. 5. 17:17

 
한잔 생각이 간절할 때가 있다.
구체적으로 설명할 순 없지만 몸에서 그런 신호를 보내는 날이 있다.

술은 건강에 해롭기 때문에 가급적 안 마시는 게 좋다고들 한다.
일부는 동의하지만, 전적으로 동의하는 건 아니다.
이것저것 다 가리게 되면 살면서 딱히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란 없기 때문이다.

거기에만 매몰되다 보면 '도대체 왜 사는가?'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술 못지않게 해로운데도 우리가 습관처럼 행하고 있는 것들이 얼마나 더 많은가?
다만 무엇이든 지나치면 좋지 않다는 것이다.

술에 관한 한 나는 우리 집에서 돌연변이다.
선친도, 형제들도 체질적으로 술을 아예 못 마신다.
한 잔만 마셔도 금세 얼굴이 달아오르면서 이내 취침 상태에 돌입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중 나 혼자만 그렇지 않다.

술은 아주 못하는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할 수 있는게 낫다는 생각이다.
거기에는 '정도를 넘지 않는다'는 전제가 따른다.

술을 마시지 않는 이들의 공통점은 대체로 재미가 없다는 점이다.
당사자들은 부인하겠지만 '통계적으로' 그렇다.
바르고, 착하고를 떠나 어느 자리에서든 '공자님 말씀'만 늘어놓기 때문이다.

술은 사람들의 막힌 숨구멍을 뜷어주는 역할을 한다.
술을 통해 웃을 수 있고, 술을 통해 감춰진 속내를 드러내기도 한다.
'조금이라도 할 수 있는 게 낫다'는 논리는 그런 배경에 근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