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여행의 방식

자유인。 2023. 12. 11. 05:53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 조치가 전면적으로 실시된 이래

우리 나라의 해외 여행객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초창기만 해도 누군가

출국하는 사람이 있으면 마치 대단한 벼슬이라도 한 양 온 집안과

온 마을이 들썩거릴 정도였다.

단체로 공항까지 배웅하는 건 기본이고, 귀국할 때도 도착 시간에 맞춰

공항으로 마중을 나가는 일이 다반사였다. 당사자로서는 가족이나 지인들을

위한 선물 마련에 골머리를 앓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 좋은 외국'을 다녀오는데

선물 하나 없으면 두고두고 원망을 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후 외국 나가는 일이 마실가듯 아무나 갈 수 있는 시대가 되고 보니

나가는 본인도 옆집 가듯 소리 없이 다녀오는 경우가 많아졌고, 다른 사람 역시

그에 관해 크게 관심을 두지 않게 되었다. 누군가 해외 다녀온 걸 자랑이라도

하게 되면 오히려 '촌스럽다'고 여길 만큼 평범한 일상이 되었다.

오늘날 해외여행의 형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여행사를 통하는 단체여행이 그 중 하나요, 각자의 취향에 맞춰 자유롭게

떠나는 자유여행이 또 다른 하나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 아직까지는

전자가 대세인 듯하다.

단체여행은 여행사에서 항공사와 먼저 좌석을 예약한 후 여행객을

모집하는 형태로 장점으로는 세 가지 정도를 들 수 있겠다. 비용이 저렴하다는 점

(자유여행에 비하면), 개인이 일일이 여행 일정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점,
그리고 제한된 시간에 보다 
많은 곳을 돌아볼 수 있다는 점이 그것이다.

단점은 개인의 취향과 상관없이 무조건 정해진 일정에 따라야

하기에 여유가 없고 늘 시간에 쫓기게 된다. 따라서 깊이 있는 여행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자유여행은 개인이 모든 일정을 수립하기 때문에 시간적으로 훨씬 여유롭다.

자고 싶으면 자고, 먹고 싶으면 먹고, 쇼핑을 하고 싶으면 쇼핑을,

관광을 하고 싶으면 관광을, 트레킹을 하고 싶으면 트레킹을, 공연을 보고

싶으면 공연을 보는 등 오롯이 본인의 기호에 따라 선택하면 그만이다.

단점은 단체여행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이다.

게다가, 현지 일정에 어둡다 보니 많은 곳을 돌아보기는 어렵다.

단체여행은 개인이 직접 여행 일정을 수립하기 어렵거나,

언어에 제약이 있는 이들이 선택하는 경우가 많고 중장년층에서 주로 선호하는 편이다.

반면에 자유여행은 어디에 얽매이기 싫어하거나 현지 언어에 불편이 없는

이들이 선호하는데, 상대적으로 젊은 층에서 많이 선택한다.

어느 형태나 그 나름의 장단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학습 차원에서

한 번씩 돌아가며 경험해 본 뒤, 이후 각자의 취향에 맞는 형태를 선택하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