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누구일까?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궁금한 것이 하나 있다.
내가 올린 글에 기계적인 내용의 댓글을 달고 가는 불특정 다수가 그들이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글을 제법 잘 쓰시는군요',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등등.
그들의 특징은 게시된 내용은 아예 읽어보지도 않는다는 점이다.
내 블로그뿐만 아니라 존재하는 거의 모든 블로그에 똑같은 내용의 댓글을
도배를 하다시피 한다. 어쩌면 아예 방문하지도 않고 새로운 글이 뜨면
자동으로 감지하는 모종의 시스템을 작동시키는지도 모를 일이다.
▶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내가 올리는 내용은 정보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데도 '좋은 정보'라고 한다.
▶ '글을 제법 잘 쓰시는군요'
.. 이런 무례한 댓글이 어디 있을까?
.. 나를 언제 봤다고, 본인은 어떤 수준이기에 남의 글을 함부로 평가하는 걸까?
▶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 애초 내가 돈을 벌 목적이었다면 이렇게 했을까?
.. 그런 좋은 방법이라면 본인이 다 하지 왜 굳이 얼굴도 모르는 나에게까지 제안을 할까?
누구든 내 블로그를 방문해 주는 건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내용과는 상관도 없는 상업적 목적의 방문은 조금도 반갑지 않다.
내가 고정적으로 방문하는 타인의 블로그는 많지 않지만,
운영자들이 올린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고
그에 걸맞은 내용의 댓글을 진정성 있게 달아주려 애쓰고 있다.
내 블로그를 고정적으로 방문해 주는 분들 또한 마찬가지다.
지나가는 나그네가 아닌, 한결같이 본문과 연관성이 있는 내용의 댓글을
정성껏 달아주고 계신다. 그런 분들의 방문은 언제든 환영한다.
서로 얼굴을 보지 못하고 인터넷상으로만 소통하는 공간이지만,
거기에도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와 예의는 존재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이른 새벽 연속으로 울리는 댓글 알림 소리에 문득 스치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