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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모퉁이 그 어딘가에서
자유인。
2024. 3. 12. 15:59
인생은 일장춘몽이요, 풀잎에 맺힌 이슬이라 했던가?
영원할 것만 같은 우리네 삶은 길고 짧음의 차이만 존재할 뿐,
누구에게나 마지막 이별의 순간은 찾아오게 마련이다.
아침 일과를 마치고 집에 막 들어서던 중 아내가 어디선가
걸려온 전화를 받더니 금세 눈물 범벅이 되고 있었다. 장인께서
쓰러지셨다는 것이다.
당일 조반까지 잘 드신 뒤 노인학교 등교 채비를 하시다
말고 갑작스레 돌발 상황이 발생한 모양이었다. 서둘러 병원 응급실로
향했지만,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상황. 자식들이 감당해야 할
몫을 걱정하신 건지 그 길로 영면에 드셨다.
향년 92세. 두드러지게 건강한 체질은 아니었지만, 워낙
철저한 관리와 노력 덕분에 이렇다 할 병원 신세 한 번 없이
천수를 누리셨다. 조문 오신 분들이 한결같이 하시는 말씀..
'죽음 복을 타고나신 분'이라고.
자식 사랑이 남다르셨던 당신.
언제 또 다른 인연이 닿는다면, 바람 부는 하늘 모퉁이 그
어딘가에서 우연을 핑계로 다시 뵐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