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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연한 눈빛의 그들을 볼 때면
자유인。
2024. 5. 8. 05:25
동물을 키우는 이들이 부쩍 많아졌다.
삶의 여유가 생기면서, 사람끼리의 접촉이 줄어들면서 나타난 현상이기도 하다.
한때는 '애완'이라 부르다가, 최근에는 '반려'라는 이름으로 격상이 되었다.
애호가들에게는 단순히 동물 차원을 넘어 '가족의 일원'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나는 어릴 적부터 동물과 친하지 못하다.
낯선 개나 고양이가 가까이 다가오면 나도 모르게 긴장부터 하게 된다.
어쩌다 동물을 기르는 집에 가면 녀석들이 신경 쓰여 마음이 편치를 못하다.
동물을 좋아하면 좋아하는 대로, 싫어하면 싫어하는 대로
저마다의 타고난 성향이니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인정하면 될 일이다.
안타까운 건 동물을 기르는 이들이 많아진 것에 비례하여
함부로 버려지는 동물들의 숫자가 그만큼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책임지지 못할 거면 애초부터 들이지를 말든가, 들였으면
끝까지 책임질 의무가 있지 않은가. 동물이기 이전에 그들도 보호받고
존중받을 권리가 있는 엄연한 생명체가 아니던가. 조물주가
창조한 피조물 중에 인간만큼 못되고 악한 존재가 없다고 한 건
다 이 때문이 아닐까.
처연한 눈빛으로 거리를 떠도는 동물들을 볼 때면
그들을 내다 버린 주인을 향한 알 수 없는 원망부터 앞선다.
'가족'이라며 애지중지할 때는 언제이고, 버릴 때는 또 언제인가.
피가 섞인 사람 가족에게도 같은 행동을 할까.
그러고도 그들은 두 발을 뻗고 잠을 이룰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