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얼마든지 꿀 수 있지만
흘러간 옛 노래 중에 '앵두나무 처녀'라는 곡이 있다.
한복남 작곡에 김정애라는 가수가 불러 인기를 얻었던 노래이다.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 처녀 바람났네 ~ 물동이 호미 자루 나도 몰라 내던지고 ~
말만 들은 서울로 누굴 찾아서 ~ 이쁜이도 금순이도 단봇짐을 쌌다네 ~ '
이렇듯 대중가요 가사에는 그 시대의 풍경이 담겨 있다.
경기도 화성에 있는 우리꽃식물원에 갔던 길에 오랜만에 앵두나무를 발견했다.
예전에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통 만날 수가 없다.
성장기를 보낸 시골과 청년기부터의 삶이 시작된 도시에서의
경험이 공존하다 보니, 때로는 고향에서의 옛 시절이 그리울 때가 있다.
주변 환경이 자연 그 자체였던 시골에서는 굳이 자연을 찾아 길을 나설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그때는 그것이 얼마나 큰 축복이었는지 알지 못했다.
그렇다고 지금 다시 옛날로 돌아가라 하면 그러고 싶은 생각은 없다.
도시에서의 삶이 워낙 오래되고 보니 그 환경에 몸과 마음이 익숙해진 데다
자연은 그저 이따금씩 바람 쐬러 오가는 정도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상은 이상일뿐 현실과는 엄연한 차이가 있음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그것을 구분하지 못하고 착각하게 되면 지불해야 할 수업료는 생각보다 크다.
아이들 소꿉장난 같은 주말농장 경험 한두 번에 '자신감'이 붙어 귀농,
귀촌을 실행에 옮겼다가 후회하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꿈은 얼마든지 꿀 수 있지만, 발은 언제나 현실이라는 땅을 딛고 서 있어야 한다는 것
- 지금껏 살면서 나대로 터득한 깨달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