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제과점

맛있는 빵집

자유인。 2025. 1. 23. 03:46

 

 

빵을 일삼아, 밥 삼아 먹지는 않지만, 이따금씩 빵 생각이 날 때가 있다. 한때는 여행을 빌미로 군산의 이O당, 대전의 성O당 같은 전국의 유명한 빵집을 일부러 들러 그 '대단하다는' 맛을 직접 체험해 보기도 했었다. 주인들이 이 글을 보면 서운해할지 모르지만, 나로서는 한두 번 경험으로 족할 뿐 일부러 거기까지 내려가서 사 먹어야 할 정도의 끌림이나 매력은 느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시중의 다른 빵집이나 베이커리 카페에서 파는 대부분의 빵들 또한 내 입맛에는 너무 달았다. 일행들과 어울리다 보면 그냥 습관적으로 먹을 뿐, 그 집 빵을 먹으러 언제 한 번 들러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은 더더욱 없었다. 빵에는 설탕이 필수적인 재료라고는 하지만, 단것을 좋아하는 젊은 층을 감안한 것인지는 몰라도 투입되는 설탕의 양을 대폭 줄였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크다.

 

한두 해 전쯤 누군가로부터 서울 낙성대에 있는 모 빵집이 맛있다는 얘기를 우연히 듣게 되었다. 나의 타고난 장점 중 하나는 궁금증이 생기면 미루기보다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력이 남다르다는 것이었다. '언제 한 번'이랄 것도 없이 다음 날 곧바로 낙성대로 향했다. 이름난 빵집이라고 하기엔 다소 협소한 내부에는 빵을 사려는 손님들로 넘쳐났다. 그 작은 공간에 계산대가 서너 개나 있을 정도였다.

 

이 집의 대표적인 메뉴 중 하나를 먹어본 뒤 처음으로 '빵이 맛있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재료를 아낌없이 쓰는 서울의 5대 빵집'으로 최근 중소벤처기업부 인증 '백년가게'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곰보빵 사이에 완두 앙금, 단팥, 호두, 밤, 잼, 버터크림 등을 넉넉하게 넣은 맘모스 빵이 대표 메뉴고, 크로켓과 단팥빵도 인기라고 한다. 실제로 먹어보면 소문대로 재료를 아낌없이 넣었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것이 방문객들이 몰리는 이유가 아닐까도 싶었다.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꼭 들러야 할 '빵지순례' 장소 중 하나라고 한다.

 

이후 빵이 먹고 싶을 때면 이따금씩 들르는 나의 단골 빵집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