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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 만나는 두부두루치기

자유인。 2025. 3. 6. 04:34

 

 

우리가 흔히 먹는 음식 중에 두루치기라는 것이 있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쇠고기나 돼지고기 또는 조갯살이나 오징어 따위에 여러 가지 채소를 넣어 국물이 조금 있는 상태에서 볶듯이 만든 음식'이라고 나와 있다. 음식에 관한 한 문외한이지만, 그동안 내가 살고 있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접한 두루치기는 대개 돼지고기와 김치 등을 섞어 만든 경우가 많아 두루치기 하면 으레 그런 줄로만 알고 있었다.

 

대전에 가면 특이하게도 수도권에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두부두루치기를 파는 식당이 많다. 대청호를 다녀오는 길에 점심때가 되어 무얼 먹을까 고민하던 중 불현듯 그 음식이 떠올랐다. 언제 대전에 내려가면 꼭 한번 먹어봐야겠다고 벼르던 중이었다. 인터넷을 통해 널리 알려진 대전역 앞 B 음식점을 찾아갔더니 유명세 덕분인지 기다리는 이들이 너무 많아(휴일이라 더 했다) 할 수 없이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인근을 물색하다가 보니 다른 음식점에서도 두루치기를 팔고 있었다. 어떻게 파느냐고 물으니 일 인분이 아닌 그냥 한 냄비 단위로 나와 양이 조금 많을 수도 있다고 했다. 어디를 가면 아무 데서나 먹을 수 있는 음식보다는 현지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맛보는 것이 나만의 여행 방식이어서, 두부두루치기로 주문해 보기로 했다.

 

그런데 나온 음식을 보니 고개가 갸우뚱거려졌다. 이름은 두루치기인데, 조림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 싶어서였다. 재료만 다를 뿐 고등어조림 등을 만드는 방법과 크게 다를 바가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맛있는 음식은 첫술에 무언가 사람을 잡아당기는 흡인력이 있어야 하는데 먹어보니 맛도 다소 애매했다. 아무튼 난생처음 접한 대전의 두부두루치기에 대한 첫인상은 그러했다.

 

가격은 업소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대체로 13,000~26,000원 선이다(대, 중, 소로 구분해서 파는 곳도 있음). 이날 내가 간 곳은 15,000원을 받고 있었다. 나로서는 그저 어떤 음식인지 경험 삼아 한번 먹어 봤을 뿐, 다시 찾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