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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동네 맛집 <SSFY>

자유인。 2025. 5. 28. 05:00

 

 

이따금씩 색다른 음식을 먹고 싶을 때가 있다. 한식 위주의 식사를 하다 보니, 더러는 양식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피자나 파스타 같은 음식을 특히 좋아한다. 내가 사는 동네에도 몇 곳이 있긴 하지만, 그런 데는 알면서도 발길이 잘 가질 않는다. 그 이유는 어쩌다 이웃 사람을 만나기라도 하면 왠지 신경이 쓰여 마음 편히 밥을 먹기가 불편하다는 생각에서다.

 

아들 내외가 다니러 왔던 날 먹고 싶은 걸 말해 보라고 하니 반갑게도 피자가 당긴단다. 집 근처에 아내가 이웃들과 가끔씩 들르는 곳이 있다고 했다. 이름하여 SSFY(=Small Space For You). 우리말 상호는 '그대만의 작은 공간'인데, 굳이 영어를 쓰는 이유는 바로 옆에 학생들을 상대하는 같은 이름의 가게와 구별하기 위함이다(내가 사는 곳 바로 앞이 유명한 학원가다). 주인이 같은 데다, 여기는 주로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가게이기 때문이다.

 

학생들 위주의 '그대만의 작은 공간'에 비해 'SSFY'는 음식의 질적인 면에서 차원이 다르다. 화덕피자를 비롯하여 파스타나 감바스 등 다양한 메뉴들을 선보인다. 대개 동네 맛집은 주부들의 입소문을 통해 이름이 알려지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도 그런 곳 중의 하나다. 나로선 처음이었는데, 가격도 크게 비싸지 않은 데다 내용 또한 넉넉하고 푸짐했다. 그동안 가끔씩 들르던 또 다른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비하면 비교우위에 있다고 할 만큼.

 

외식을 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음식은 역시 배달보다는 주방 바로 옆에서 먹어야 온전히 제맛을 즐길 수 있다. 다 같은 음식일지라도 배달을 거치는 순간 온기도, 맛도 이미 다리를 건너가기 때문이다. 피자 같은 음식은 더더욱 그렇다. 내가 음식에 관한 글을 올릴 때 아주 드물게 상호를 밝힐 때가 있는데 그건 개인적으로 만족도가 높다는 암시이다. 여기도 그런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