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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든다는 것

자유인。 2023. 1. 15. 00:12

 

지인이 물었다. 은퇴 후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느냐고.

오랫동안 사업체를 운영해 왔던 그는 조만간 후계자에게 물려주고 현업에서 완전히 손을 뗄 예정이라고 했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 머물던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이 세상에 영원한 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 점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내가 아니면 안 될 것 같아도 누군가는 또 그 자리를 메우게 되고,

세상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잘만 흘러간다.

나이가 들면 고민하게 되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경제적인 측면이요, 다른 하나는 무얼 하며 시간을 보낼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전자의 중요성은 새삼 언급할 필요가 없고, 후자에 대한 고민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맞닥뜨리게 되는 것이 육체적인 노화이다.

이는 아무리 선진 의학의 힘을 빌린다 한들 뾰족한 대안이 있을 수가 없는 문제이다.

다만, 정신의 노화만은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고 한다.

누군가 그랬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호기심을 잃어가는 것'이라고.

사는 재미가 없다는 것은 생활에 변화가 없다는 뜻이요, 이는 곧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사라졌다는 말과도 같다.

내 나름대로 준비해 왔던 노후대책 중의 하나는 혼자서 놀 수 있는 거리들을 많이 만드는 것이었다.

대책이었다기보다는 나의 성향 자체가 단조로움을 견디지 못하다 보니

새로운 것들에 대한 부단한 도전이 젊어서부터의 삶이었다고 해도 크게 무리는 없을 듯 싶다.

며칠 전 동문회에서 만난 학교 선배들이 그랬다.

'OO 씨는 재주가 참 많다'고. 알고 보면 제대로 하는 건 하나도 없음에도,

자신들에 비해 이것 저것 즐기는 게 많다는 것이 그들 눈에는 '재주'로 비친 모양이다.

인간은 누구나 이 세상에 혼자 왔다가 혼자 떠나게 되어 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혼자 지내야 하는 시간이 그만큼 많아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외로움을 견뎌야 하는 시간이 그만큼 길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안타깝게도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디지 못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타인지향적인 성향을 지닌 사람들의 특징이라고도 한다.

다행히 나는 그런 면에 있어서 만큼은 적응력이 좋은 편이다.

아침에 일어나 접하는 세상의 모든 것들이 끊임없이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곧 '오늘은 또 무엇이 나의 가슴을 뛰게 할까'를 기대하게 만드는 힘이요,

이렇게 매일처럼 자판을 두드릴 수 있게 하는 에너지의 원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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