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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예천에 이어 들른 지역은 안동. 여기에서는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을 둘러보았다. 모르는 외지인들은 지방 사투리라고 하면 한 가지씩만 있는 줄 아는데, 각 지역마다 다양한 색깔의 서로 다른 사투리가 존재한다(이는 전라도, 충청도, 경상도 다 마찬가지다). 토박이들은 들으면 금세 알지만, 타지역 사람들이 그것을 구분하는 건 매우 고난도의 일이다. 예천, 안동 지방 역시 경상도 중에서도 그들만의 고유한 사투리를 지니고 있다. 의문문의 경우 ' ~ 니까? '에 해당하는 이 지역 사투리는 ' ~ 니껴? '로 끝난다. 예를 들어 ' 어디 가니껴?(= 어디 갑니까?) ', ' 벌써 가니껴(= 벌써 갑니까?) '라고 말하는 식이다. 하회마을은 안동시 풍천면 하회리에 위치한 민속마을로 2010년 8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

여행사 버스를 타고 지방 여행을 다녀왔다. 이런 형태의 여행은 이따금씩 이용하는데, 무엇보다 운전 부담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본인 스스로 애써 일정을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짧은 시간에 여러 곳을 둘러볼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는 해외여행을 떠날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일반적으로 자유여행을 가면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고 본인의 자유의지에 따라 다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제한된 시간에 돌아볼 수 있는 장소의 폭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단점도 존재한다. 이번에 방문한 지역은 예천과 안동이었는데. 먼저 예천 편부터 소개한다. 예천은 영주, 안동과 더불어 대한민국 유교 문화의 마지막 보루라고 할 만큼 우리네 전통문화의 자취가..

우리나라에도 아름다운 곳이 많다는 걸 알게 된 건 사진을 가까이하면서부터였다.그전까지는 어디를 가도 그저 그런가 보다, 하는 정도였는데, 사진을 알게 되면서 주변을 허투루 지나치지 않고 눈여겨보는 습관이 생겼다. 그런 습관은 블로그 글쓰기를 하면서 더욱 깊이 뿌리를 내렸다. 무릇 자연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아름답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계절의 변화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면 느낌은 한층 배가된다. 사계절 중 내가 꼽는 최고의 풍경은 단연 가을이다. 봄이 청춘이라면 가을은 완숙의 계절이다. 미당의 시('국화 옆에서')에 나오는 것처럼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 내 누님 같은' 계절이 곧 가을인 것이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어야만 만날 수..

아무리 여행을 자주 다닌다 해도 바로 옆집이나 살고 있는 동네가 아닌 이상 같은 곳을 평생 몇 번이나 찾을 수 있을까? 아마 한 손을 다 꼽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해외 여행을 선호하는 이들은 국내 여행은 나이가 들어서도 얼마든지 갈 수 있으니 조금이라도 젊을 때 외국을 더 부지런히 다녀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과연 그럴까? 알고 보면 국내 여행이나 해외 여행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여행은 곧 걷는 것이고, 걷는다는 건 체력을 요하는 일이다 보니 국내나 해외나 건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어렵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나는 퇴직 전 업무적으로, 혹은 개인 자격으로 여러 나라를 다녔다.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내 기준으로만 보면 적지 않은 국가를 돌아보았다. 해외를 한 번도..

안면도 여행에 이어 2주 연속으로 길을 떠나게 되었다. 그 동안 국내 여행을 열심히 다닌다고 다녔지만, 아직도 간 곳보다는 못 가 본 곳이 훨씬 더 많다. 경북 포항도 그 중 한 곳이다. 이상하게 포항과는 지금까지 한 번도 인연이 없었다. 친구들과 수십 년째 이어오고 있는 부부 동반 여행지가 마침 포항이어서 오랜 숙원을 풀 수 있었다. 포항은 철강의 도시이자 죽도시장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새해 첫날이면 전국에서 인파가 몰리는 호미곶 해맞이광장도 유명하다. 지금껏 말로만 듣던 구룡포, 영일대, 일본인가옥거리,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 등을 둘러보며 궁금했던 포항이란 도시를 대략적이나마 살필 수 있었다. 여행은 어디를 가느냐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누구와 함께하느냐이다. 배려심 많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