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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내가 운전면허를 취득한 건 지금으로부터 40여 년 전이었다. 그때만 해도 자기 차량을 소유한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어서 운전면허는 나와는 상관없는 먼 나라 얘기로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직장 선배의 '강요나 다름없는' 권유로 본의 아니게 취득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그 선배의 선견지명에 의한 도움이 컸다. 운전은 이론보다 실전이 우선이다. 아무리 이론적으로 무장한다 해도 실전 경험이 없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면허를 취득하고 나서도 숙달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차로 변경도 제대로 못했고, 주행 중 라디오는 언감생심이었다. 속도에 대한 감이 없어 흐름을 끊기 일쑤였고, 그때마다 답답함을 견디지 못한 다른 운전자들이 곳곳에서 경적을 울렸다. 초보 운전자라면 누구나 겪는 과정이지만, 진땀깨나 흘린 시간이..
사계절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은 가을이다. 아쉬운 건 기간이 너무 짧다는 점이다. 오는가 싶으면 어느새 훌쩍 가버리기 때문이다. 가을을 즐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지런해야 한다. 차일피일 미루다 보면 또다시 일 년을 기다려야 한다. 서울대공원에 다녀왔다. 멀리 가지 않고도 계절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이어서 운동 겸해 종종 들른다. 가을이 어디쯤 와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내가 원하는 가을 풍경은 산하가 온통 붉은빛으로 물들어갈 때이다. 그때가 되려면 아직은 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았다. 나의 오랜 경험에 비추어볼 때 가을 단풍의 최절정기는 11월 10일을 전후한 시기이다.
해마다 10월이면 고향 선산에서 집안 합동성묘 행사가 열린다. 모두 6형제였던 조부 세대의 후손들이 함께하는 자리다. 당신들의 2세인 부모님 세대도 다 떠나시고, 나의 세대인 3대가 중심이 되어, 4대, 5대까지 전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50여 명의 인원이 참석한다. 사촌도 남이나 다름없는, 나와 내 가족만이 전부가 되다시피 한 시대에 어느덧 30여 년째 이어지고 있는 흔치 않은 행사다. 주된 명분은 조상님을 찾아뵙는 거지만, 나로서는 짙어가는 가을을 현장에서 직접 대면할 수 있는 소중한 여행의 시간이기도 하다. 부모님 계실 때는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던 일이었다. 바쁜 농사일에 고향 방문은 곧 '일손 돕기'의 동의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토록 벗어나고 싶었던 삶도 지나고 나면 다 그..
살면서 잘한 것 중 하나가 담배를 배우지 않은 것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친구들과 호기심에 한두 번 시도해 본 적은 있지만, 나와는 맞지 않다는 생각에 지금껏 입에 대질 않았다. 사회 진출을 앞두고 있던 아들에게도 담배는 한 번 시작하면 끊기가 어려우니 처음부터 아예 멀리하는 게 좋다고 했더니 다행히 아비의 뜻을 따라 주었다. 예전에 어른들은 갓난아기가 있는 방안에서도 개의치 않고 담배를 피웠다. 대학 시절 일부 교수는 수업을 진행하면서도 담배를 피웠다. 학교 졸업 후 입사한 직장의 상사는 하루 종일 사무실에서 손에 담배를 달고 살았다. 택시나 버스, 기차 역시 '흡연자들의 천국'이었다. 시대가 바뀌면서 흡연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개인의 기호를 충족하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까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