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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 갈등

자유인。 2023. 3. 18. 20:54

 

부모 떠나고 난 뒤 형제관계가 온전한 집들이 많지 않은 것 같다.

아들만 있는 집안은 그 정도가 더 심하고, 딸이 많은 집안은 그래도 비교적 우애가 좋은 편이다.

이는 친구나 지인들을 만나 내밀한 가정사를 듣다 보면 종종 확인하게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크고 작은 차이만 있을 뿐 원인은 대부분 한 가지로 귀결이 된다.

바로 부모가 남기고 간 재산 문제에서 비롯된다.

장남은 아무런 역할도 없는데 더 많이 주고, 누구보다 희생을 많이 한 차남인

나는 왜 몫이 이것밖에 안 되는가, 하는 식이다.

재산이 적은 집안은 그 집안대로, 재산이 많은 집안은 또 그 집안대로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저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걱정이 있을까' 싶은 재벌가조차

하나라도 더 차지하려고 소송까지 불사하는 판국이니 일반인이야 더 말해 무엇하랴.

나의 처가는 딸이 많은 집안이라 그런지 형제들끼리 우애가 좋은 편이다.

자매들끼리 전화기를 잡으면 한두 시간은 보통이다.

매일같이 통화를 하는데 도대체 무슨 얘깃거리가 날마다 저리도 넘쳐날까 신기하기도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런 격의 없는 소통이 비결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오늘 만난 한 지인도 사업적으로는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유산 문제에서 비롯된 형제 간 갈등으로 관계가 매끄럽지 못하다고 했다.

그 돈 없어도 살아가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음에도 사람 마음이 또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한 번 틀어진 관계는 회복도 쉽지 않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을 뿐, 다들 비슷한 문제를 한두 가지씩은 안고 살아가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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