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인생의 세 가지 불행 본문

한때나마 잠시 스쳐가는 인연이 있었던 이의 부음이 전해졌다.
이제 겨우 50대 초반.
아직 이렇다 할 경제적인 기반을 갖춘 것도 아니고,
한창 뒷바라지가 필요한 자녀들을 뒤로 한 채
한 가정의 기둥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을 떠나야 하는 믿을 수 없는
현실 앞에 보는 이의 마음도 더없이 무겁기만 하다.
불현듯 오래 전 신문에서 읽었던 기사가 생각났다.
인생에는 세 가지 불행이 있다고 했다.
첫 번째가 초년출세(初年出世)라고 했다.
세상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너무 이른 나이에 출세를 하면 교만함이 앞서 실수하기 쉽다는 것이었다.
10대나 20대에 스타가 되는 연예인이나 운동 선수들이 참고할 만한 이야기다.
오늘의 유명세가 영원히 지속될 것 같지만, 한때의 물거품에 지나지 않음을 뒤늦게 알게 된다.
두 번째는 중년상처(中年喪妻)라고 했다.
한창 자녀들의 뒷바라지가 필요할 나이에 배우자를 잃는 것만큼 큰 충격은 없을 것이다.
부부는 수레의 두 바퀴처럼 각자가 맡은 역할에 충실할 때 가정도 제대로 굴러갈 수 있는 법인데,
어느 한 쪽에 문제가 생기면 중대한 난관에 맞닥뜨리게 된다.
마지막으로 노년빈곤(老年貧困)이라 했다.
젊어서야 얼마든지 재기의 기회라도 있지만, 나이가 들면 그럴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질 수밖에.
얼마 남지 않은 노후를 마음껏 즐겨도 모자랄 나이에 하루하루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은 얼마나 비참한 일인가.
나이 쉰이면 앞으로 남은 날은 얼마든지 많을 거라 생각한다.
백 세 시대에 누구든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그런 기대치는 현실이 될 수도 있지만,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안타깝게도 이 세상 어느 선각자도 자신의 운명은 알 수 없다는 거다.
아무 일 없이 지날 수 있는 오늘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