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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국지와의 첫 만남

자유인。 2023. 10. 27. 15:18

 

웬만한 음식은 다 먹어본 것 같았는데, 나의 착각이었나 보다.

충청남도 태안군 안면도에 가면 게국지라는 음식이 있다.

보이는 가게마다 온통 게국지 일색이다.

이름도 처음 들어보고 여태 한 번도 먹어본 기억이 없다.

여기는 안면도 백사장이란 항구이다.

지명이 참 특이하다. 김사장도, 이사장도 아닌, 백사장이란다.

처음 이름을 들었을 때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강이나 바닷가에 흰모래가 깔린 곳을 이르는 줄 알았다.

알고 보니 안면도의 항구 이름이었다. 거기서 다리를 건너면 드르니항이란 곳도 있다.

워낙 특이해서 한 번 들으면 잘 잊어 먹지 않을 것 같다.

점심 때가 되어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게국지를 시식해 보기로 했다.

타지에 왔으면 그 지방 고유의 음식을 맛보는 것이 나의 여행 철학이기도 했다.

먹어보고 맛있으면 또 찾으면 되고, 맛없으면 다시는 안 먹으면 되니까.

 

사전을 찾아보니 게국지는 '충청남도의 향토 음식으로 게를 손질하여

묵은지 김치와 함께 끓여 내는 음식'이라고 소개가 되어 있다. 춥고 배고팠던 시절,

'봄동겉절이 쉰 것이나 얼갈이배추 먹고 남은 것, 열무김치 남은 것에 게장

남은 것을 넣어 간을 맞춰 끓여먹던 김치찌개의 일종'이라고 한다.

처음 먹어본 소감으로는 국물이 무엇보다 시원했다.

대체로 국물 음식에 채소가 많이 들어가면 이런 맛을 느낄 수 있다.

솔직히 얘기하면 게가 하나 더 들어갔다는 것 외에는 여느 찌개 음식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지역 대표성을 띠고 동네마다 요란한 간판을 내걸기에는

너무 평범한 것 같아 무언가 조금 더 가미하면 좋을 것 같다.

충청도에 오면 다시 먹어보겠느냐고? 그럴 것 같지는 않다.

게국지가 이런 음식이었다는 걸 한 차례 경험한 것만으로 족할 것 같다.

외지인을 상대로 하는 관광지여서 그런진 몰라도 내용물에 비해

가격도 너무 비싸다(1인분 2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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