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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의 기술

자유인。 2023. 12. 12. 19:34

 

어떤 이에게 같은 선물을 주는 데도 누군가에게는 시들하고

누군가에게는 폭풍 감동으로 전해지는 경우가 있다.

왜 그럴까?

아침에 출근하여 일과를 수행하던 중 갑자기 관리자가 내 곁으로 다가와 귀띔을 한다.

' 저 ~ ~ 기 푸드트럭이 와 있으니까 이번 시간 마치고 다들 드시고 하라'고.

'네?? 뭐라고 하셨나요? 제가 잘 못 들어서요. 다시 한 번 말씀해 주시겠어요?'

'저 ~ 기 푸드트럭이 와 있으니까 드시고 하라고요.' '아 ~ 네 ~ ~ '.

푸드트럭이란 말이 제대로 들리지 않아 다시 한 번 확인차 되물은 것이었다.

 

전날 마감할 때도, 당일 아침 일과를 시작할 때만 해도 전혀 기미가 없던 일이었다.

한 사람당 핫도그 하나에 어묵 2개씩이었지만, 그것이 주는 응원 효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지난 추석 무렵 커피차에 이은 두 번째 맞이하는 깜짝 이벤트였다.

여태껏 살면서 커피차나 푸드트럭이란 말은 연예인들의 전유물인 줄로만 알았기에

이게 현실인가, 꿈인가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나의 인생 모토 중 하나는 '소소한 행복을 누리며 살자'는 것이다.

18년 전 이 블로그를 시작할 때 내걸었던 슬로건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루하루의 자잘한 일상이 모이고 모여 우리네 인생이 되듯

살아가면서 맞이하는 크고 작은 삶의 풍경들을 하나하나 스케치하듯 그려가 보자'고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눈으로만 보고 나면 언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기에 그것들을

그때그때 떠오르는 단상과 함께 나만의 시선으로 일기처럼 버무려 보자는 것이었다.

언제나 잊지 않으려고 한다. 그리고 실천에 옮기려고 한다.

아무리 화려한 남의 인생도 알고 보면 나와는 상관없는 강 건너 얘기일 뿐이라는 것을.

비록 그들보다는 빛도 나지 않고 세인의 관심에서도 벗어나 있지만,

아침에 눈을 뜨면 맞이하는 소박한 나만의 일상이 훨씬 더 의미 있고 소중하다는 것을.

내가 알지 못하는 다른 이의 삶을 보며 마냥 침을 흘리기보다는

지금 당장 내 앞에 전개되는 순간순간을 그 자체로 즐길 필요가 있다는 것을.

오늘 아침 일터에 예고 없이 깜짝 등장한 푸드트럭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맞이하는 더없는 위로와 격려이자

두고두고 잊을 수 없는 감동의 파노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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