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낯설었던 문화 차이 본문
내가 난생처음 외국행 비행기를 탄 것은 약 30년 전이었다.
그것도 세계의 중심이라고 하는 미국이었다.
그때의 기분은 어릴 때 시골에서 서울행 기차를 처음 탔을 때의 그것과 너무나도 흡사했다.
굉음과 함께 무서운 속도로 활주로를 질주한 뒤 하늘로 솟구치던
그 순간의 흥분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이후 비행기 타는 일이 잦아지면서 시들해지긴 했지만).
현지에서 묵으면서 몇 가지 낯설었던 문화가 있었다.
그중 한 가지가 우리에겐 생소하기만 한 팁(tip) 문화에 관한 것이었다.
음식점에서 저녁을 먹은 뒤 종업원에게 계산서를 요청했더니 내역을 가져와 해당 금액을
지불했는데 웬일인지 가질 않고 계산서를 가리키며 무언가를 더 내야 한다고 하는 것이었다.
무슨 뜻인지 몰라 머뭇거렸더니 팁을 내야 한다는 말이었다.
마지못해 내긴 했지만 처음 겪는 낯선 상황에 황당하기 이를 데 없었다.
알고 보니 미국에서는 음식점이나 택시, 미용실, 네일샵 등 사람을 상대하는
모든 업종에서 팁 문화가 준조세처럼 정착되어 있었다. 심지어 서비스와는 상관이
없는 포장 음식이나 커피를 살 때도 팁을 내야 했다. 종업원들은 월급이 거의
없어 그것을 받아 생활한다는 것이었다. 그 당시 식대의 10퍼센트 정도를 냈던 것 같은데
지금은 15~20퍼센트까지 올랐다고 한다. 이는 미국에서 오래 산 한국인들조차
여전히 이해하기 힘든 문화라고 한다.
또 하나는 상대방이 재채기를 하면 맞은편에서는 그냥 있질 않고
'(God) bless you! (신의 은총이..)라고 말을 해주는 것이었다. 재채기가
거듭될 때마다 같은 말을 반복했다. 적응이 쉽지 않았다.
우리나라 식당에서 코를 풀면 뭇 사람들의 눈총을 받기 십상이다.
심지어 벽에다 '실내에서 코를 풀면 다른 손님들이 싫어하니 삼가주세요'란
문구를 써 붙이기까지 한다. 미국에서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맞은편에 누가 있든 전혀 개의치 않고 시원하게 욕구를 해소하는 것이 일상적인 문화였다.
그들에게는 흔한 일상일지 모르지만 타국에서 온 이방인에게는
생소한 경험이라 마냥 따라 할 수도 없고, 그저 그런 게 있다는 정도로만 여길 수밖엔.
모두 해외여행을 다니다 보면 만나게 되는 풍경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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