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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나' 해보겠다고? 본문
길을 걷다 건물마다 내걸린 수많은 업종의 간판을 보면서
문득 궁금해질 때가 있다. '저들은 더없이 치열한 경쟁자들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기대만큼의 수익을 내고 있을까'라는.
내가 사는 지역에는 제법 큰 재래시장이 있다(요즘 다들
'전통시장'이라고 부르는데 나로선 왠지 어색해 재래시장이란 말을
더 선호한다). 여느 시장과는 다르게 사람들로 늘 북적거리지만,
가게마다 차이가 심한 편이다.
시장 내에는 갈 때마다 줄을 서야 하는 집이 몇 군데 있다.
모두 먹거리를 파는 가게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중 하나가 이따금씩 들르는 도넛 가게이다.
주변에는 같은 업종의 점포가 여럿 있지만, 여기만 붐빈다.
도넛 가게가 처음부터 잘 되기만 했을까?
문을 열었지만 한동안 찾는 이 없어 이쯤에서 접어야 할까,
말까를 수없이 고민하던 날들이 있었을 것이다.
개업 첫날부터 손님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기 바라지만,
먹어보지도 않고, 검증되지도 않은, 게다가 그런 가게가 거기에
있는지조차 모르는데 어떻게 그것이 가능할까?
성공은 지속적인 노력을 바탕으로 시간을 견디는 자에게만
주어지는 선물이다. 도넛 가게 역시 지금껏 온갖 어려움을 감내하며
기다릴 수 있었기에 오늘의 행복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현실에 지친 이들이 입버릇처럼 되뇌곤 한다.
'때려치우고 장사나 해볼까'라고. 그런 막연한 생각으로
덤볐다가 땅을 치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경험자들은 말한다.
목숨을 걸어도 될까 말까 한 것이 장사라고.
그럴 각오가 되어 있으면 해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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