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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을 멈추는 순간

자유인。 2024. 5. 4. 05:25

 

육아를 위해 긴 휴식기에 들어갔던 딸이 얼마 전 복직을 했다.

그에 앞서 2개월 전부터 외손녀의 어린이집 등원이 시작되었다.

때맞춰 직장 어린이집에 당첨되어 모녀가 출퇴근을 같이할 수 있게 된 건 다행이었다.

무엇보다 걱정스러웠던 건 제 엄마와 잠시도 떨어져 본 적이 없던

녀석이 생소한 환경에서 무사히 홀로서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에 관한 것이었다.

초기에는 다소 진통이 없지 않았지만, 경험 많은 어린이집에서 단계별로

적응 교육을 지속하다 보니 생각보다 이른 시기에 무난히 안착할 수 있었다.

시간의 문제일 뿐, 인간은 결국 환경에 적응하게 마련인 모양이다.

서로의 배우자를 만나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고, 그 생명이

태어나 시나브로 변화하는 모습은 봐도 봐도 신비롭기만 하다.

내 아이들을 키울 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것들을 손주들이 커가는 모습을

보며 뒤늦게 하나둘 배워가고 있다. 그때 좀 더 잘할걸, 하는 후회와

반성과 미안함이 교차하지만 이미 지나버린 세월.

이런 생각은 비단 나뿐만이 아닌 내 연배의 남자들이라면 누구나

공통적으로 하는 것 같다. 육아는 오직 여자들의 몫이라고만 여기던

시절이었으니 시대 환경이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변명 아닌 변명을

해보지만, 잘못한 건 사실이니 인정할 수밖에.

그런 면에서 보면 요즘의 젊은 세대는 나의 동시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가정에서의 역할을 충실히 잘해내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먼저 살아온 세대이지만 오히려 그들을 통해 배울 것이 많다.

나이가 무슨 의미가 있으랴. 숫자에 불과할 뿐인 것을.

모르는 게 있으면 모른다 하고, 언제든, 누구에게든 배우려는 자세를

견지할 때 인간은 비로소 더 성장할 수 있음을. 그것을 외면하고

멈추는 순간 퇴보는 시작되는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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