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소유와 행복지수의 상관관계 본문
최근 들어 5도 2촌이란 말을 자주 듣는다.
일주일 중 닷새는 도시에서, 주말 이틀은 시골에서 보내는 삶을 일컫는 말이다.
주로 40대를 전후한 맞벌이 부부들에게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생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도시에서 살지만, 업무와 사람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할 길 없어 주말마다 자연 속에서의 삶을 누리다 다시
도시로 복귀하는 생활 방식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골에 별도의
주거 시설과 땅이 있어야 한다.
나름대로 지혜로운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현지 사정도 잘 모르면서 이상만으로 무작정 삶의 터전을 옮겼다가
후회하는 사례가 많은데, 생활 기반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자연친화적인 삶도 추구할 수 있는 이중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한때는 그런 삶을 꿈꾸기도 했지만 언제부터인가 접었다.
주말 별장을 가진 이들의 보이지 않는 애환을 접하면서였다.
다들 기대에 찬 마음으로 출발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기대는 부담으로 바뀌고,
급기야 이러지도저러지도 못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한다는 것이었다.
그보다는 차라리 실비를 지불하면서 전국을 별장화하는 게 보다
현실적인 방법이 아닐까 싶었다. 무언가를 소유하게 되면 관리 차원에서도
거기만 가게 되고, 매번 같은 곳만을 고집하다 보면 이내 식상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상주하지 않고 오며가며 관리한다는 것은
생각처럼 만만치가 않다.
세상이 좋아지면서 전국적으로 빼어난 환경에 자연친화적이며
훌륭한 기반시설을 갖춘 휴식처가 셀 수 없이 많이 생겼다. 아무리 열심히
다닌다 한들 그중 몇 곳이나 가볼 수 있을까. 이용료가 비싸다 해도
별장을 하나 소유하고 관리하는 것에 비할까.
소득이나 소유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체감 행복지수는 오히려 낮아진다
(한계효용체감의 법칙). 멀리서 찾을 것도 없다.
오늘날 현대인들의 삶이 과거에 비하면 말할 수 없이 풍족해졌지만,
그럼에도 그들의 표정에 웃음보다는 그늘이 가득한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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