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언어는 시대상을 반영한다지만 본문

'요즘 같은 글로벌 시대에 영어를 못 해서는 안 된다는 풍조가 나타난 지는 꽤 오래됐지만, 현실적으로 영어를 술술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리고 일부를 제외하고는 영어를 못 해도 살아가는 데 별 어려움이 없다. 영어 교육에만 힘을 쏟다 보니 모국어 능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정상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나는 일단 모국어에 먼저 능숙해져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것이 내가 말하고 싶은 '기본'이다.'
- 나가마쓰 시게히사 <왜 나는 이 사람을 따르는가> 중에서 -
글을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올바른 우리말과 맞춤법, 그리고 띄어쓰기에 신경을 쓰게 된다. 예전보다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확신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적지 않다. 우리말이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말은 내뱉는 순간 공기 중에 흩어져 흔적이 남지 않지만, 글은 본인이 지우지 않는 한 영원히 그 자리에 남아 있기에 되도록이면 어법에 맞는 우리말을 쓰려고 노력한다.
요즘 방송을 보면 엄연한 우리말이 있음에도 불필요하게 영어를 남발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배틀(battle-대결), 베네핏(benefit-혜택), 미션(mission-임무, 과제), 셰프(chef-요리사), 레전드(legend-전설) 같은 말들은 얼마든지 우리말로 대체할 수 있음에도, 올바른 우리말을 선도해야 할 방송이 앞장서 이런 풍조를 조성하는 걸 보면 적잖이 불편하기까지 하다. 혹시 우리말은 수준이 낮고 영어를 써야 보다 유식해 보일 수 있다는 편견에 사로잡힌 건 아닐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영어를 배우는 목적은 외국인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함이지, 모국어를 말하면서 함부로 '섣부른 지식'을 자랑하기 위함은 아니지 않은가.
'언어의 한계가 곧 그 사람의 한계'라는 말이 있다. 평소 구사하는 말투나 어휘를 보면 그 사람의 많은 걸 파악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말을 잘 모르는 외국인이라면 그럴 수도 있다지만, 자국민이라면 외국어에 앞서 모국어에 보다 충실해야 할 의무가 있지 않을까. 영어 철자 하나에는 더없이 예민하면서도, 우리말은 대충 넘어가도 된다는 생각은 곰곰이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나의 글쓰기는 단순히 글을 쓴다는 차원을 넘어 지속적인 우리말 공부의 일환이기도 하다. 우리말이 쉽지 않다는 것도 글을 쓰면서 비로소 깨닫게 된 사실이다. 언어가 아무리 시대상을 반영한다고는 하지만, 오늘날 우리말에 대한 관심은 일부 전문가나 학자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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