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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연말

자유인。 2018. 1. 9. 09:59

 

                                                                                                                       <Irkutsk, Russia>

 

지난 연말은 예년에 비해 송년회 숫자가 확연히 줄었다.

의식적으로 줄였다는 말이 맞을 것 같다.

이전까지만 해도 연말 모임은 내가 바람을 잡아 주선한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아예 나서질 않았기 때문이다.

 

무릇 모임이라 하면 누가 앞장서는 사람이 있어야 가능한 일인데,

누가 멍석을 깔아주기 전에는 먼저 나서는 경우가 없다 보니 자연적으로 위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아내가 올 연말은 왜 이리 조용하냐고 물을 정도였다.

 

내가 굳이 나서지 않은 까닭은 적지 않은 생각의 변화 때문이었다.

우리 사회 대부분의 인간관계는 만났다 하면 술이 주류를 이루는 경우가 많다.

내가 만나는 사람들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어느 해 연말에는 하루 걸러 송년회가 있을 정도로 모임이 많았던 적도 있었다.

 

만나는 순간에는 분위기에 취해

서로가 의기투합하는 듯했지만, 지나고 나면 허탈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사람들과 일부러 거리를 둘 필요까지는 없지만,

너무 잦은 모임은 나의 삶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낭비와 혼란만을 초래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만남의 횟수가 잦다고 해서 친분이 그만큼 더 두터워지는 것도 아니었다.

모임이 많다 보면 지출도 그에 비례해서 증가할 수밖에 없는 일이니,

차라리 그것들을 사랑하는 내 가족을 위해 쓰는 것이 

보다 의미가 있지 않을까, 라는 점에 생각이 미치기 시작했다.

 

다행히, 많은 부분 실천으로 옮길 수 있었다.

앞으로도 내 인생의 방향등은 외부보다는 가정에 초점을 맞출 생각이다.

지금까지의 삶을 반성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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