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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야 할 유산 - 학교 폭력

자유인。 2021. 2. 19. 17:45

운동 선수들의 학창 시절 폭력 사건이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묻히고 말았을 일들이

세월이 흘러서도 하나 둘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지난 시절을 돌아보면 학교 폭력은 비단 운동 선수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교사들도 예외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 학생들에게 있어 교사는 권력 그 자체였다.

요즘처럼 학부모가 나서서 해결할 수도 없는 환경이었다.

일부 교사들은 '사랑의 매'를 넘어 도를 넘은 폭행을 가하는 경우가 허다했었다.

 

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신이 신고 있던 폐고무 슬리퍼로 학생의 뺨이 금세 시퍼렇게

부풀어 오를 정도로 폭행을 일삼던 선생.

 

서로 싸웠다는 이유로 해당 학생들을 체육관으로 불러내어

아이들의 양쪽 허벅지가 시커멓게 피멍이 들 정도로 몽둥이 찜질을 가하던 선생.

해당 학생들은 무릎을 꿇은 채 한 시간이나 넘게 맞았노라고 했다.

 

어떤 교사는 중간 또는 기말고사를 치르고 나면 일정 점수

이하를 맞은 학생들을 한 사람씩 불러내어 몽둥이로 손바닥 뼈가 부러져라 내리치기도 했다.

옆에서 보고 있노라면 섬뜩한 공포감마저 느낄 정도였다.

 

이들은 교사가 아니라 폭력배에 가까운 사람들이었다.

도대체 무슨 과정을 거쳐, 무슨 자격으로 교사가 되었을까 의문을 품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들은 자신의 감정을 통제할 줄을 몰랐다.

자신의 폭행으로 어린 학생들이 입을 마음의 상처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어느 선생은 학기 초 자신이 맡고 있던 반 학생이

무단으로 3일을 결석했다는 이유로 학칙에 의거 즉각적으로 퇴학을 시킨 일도 있었다. 

울면서 동료 학생들과 작별의 악수를 나누던 동료 학생의

모습이 새삼스럽게 눈앞을 스쳐간다.

 

시시때때로 학생들의 이름으로 삼행시를 지어

함부로 아이들을 조롱하던 어이없는 중학교 교사도 있었다.

 

'누구는 젊은 나이에 사법고시 합격해서

아버지뻘 되는 사람들에게 '영감님' 소리 들으며 판사로 재직 중인데,

너희들은 커서 도대체 뭐가 되겠느냐'며 한창 꿈을 키워야 할

죄 없는 어린 아이들을 주눅들게 만든 초등학교 교사도 있었다.

 

그들은 모두 교단에 서서는 안 될 사람들이었다.

어쩌면 그 분들은 지금도 여전히 당시 자신들이 저지른 행동이 얼마나

큰 잘못이었나를 깨닫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떤 이유로든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

폭력이 습관화된 이들이 지도자나 교사에 채용되는 일도 없어야 한다.

인성이 바르지 못한 선수들이 스타 대접을 받는 불상사 역시

이 땅에서 영원히 사라져야 할 것이다.

 

세월이 지나 학창 시절을 돌아볼 때 생각나는 스승은

마치 권력인 양 아무 때나 '폭력'을 일삼던 이들이 아니라,

한 번이라도 나에게 따뜻한 말이나 눈길을 전하던 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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