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배고픈 예술 본문

글쓰기

배고픈 예술

자유인。 2022. 11. 26. 05:11

                                                                                                                                                    

개인적으로 20년 가까이 사진을 즐기고 있다.

순수한 취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지금껏 사진만큼 긴 시간 동안 벗을 삼은 대상은 없었다.

 

내가 이처럼 오래도록 사진을 즐길 수 있었던 것은

일이 아닌 취미 생활의 일환이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지역 사진작가협회 회원들과 협업을 할 기회가 있었다.

그들이 말했다. 작가협회에 들어오시라고.

예술인 증명서도 신청하시라고. 그러면 여러 가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그냥 이대로가 좋다고 했다.

그렇게 되면 사진이 나에게는 더 이상 취미가 아닌 일이 되기에

자칫 사진과 멀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고.

 

그들 중 일부는 사진을 통해 더러 '용돈벌이'도 하는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야말로 '용돈 수준'을 넘지 못한다.

 

언젠가 책에서 읽은 기억이 있다.

사진을 업으로 삼으려면 적어도 세 가지 전제요건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첫째, 결혼하지 말아야 하고,

 둘째, 계속 돈을 깎아 먹을 만큼 유산이나 재산이 넉넉해야 하며,

 셋째, 배우자의 능력이 좋아 영원한 후원자가 될 수 있어야 한다' 고.

 

사진이, 아니 예술이 겉으로 보이는 모양새는 좋을지 모르지만

직업으로서는 그만큼 배가 고프다는 말과 다름 아니다.

 

문학이든, 음악이든, 미술이든 전업작가가

많지 않은 까닭을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돈은 다른 데서 벌고 예술은 취미 수준으로 즐길 때 생명력이 길다.

나의 지론이기도 하다.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참으로 아찔했던 그때  (4) 2022.11.28
고수(高手)와 하수(下手)의 차이  (2) 2022.11.27
나의 진짜 버킷 리스트  (2) 2022.11.25
코로나가 낳은 비극  (2) 2022.11.23
17th Anniversary  (2) 2022.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