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배고픈 예술 본문
개인적으로 20년 가까이 사진을 즐기고 있다.
순수한 취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지금껏 사진만큼 긴 시간 동안 벗을 삼은 대상은 없었다.
내가 이처럼 오래도록 사진을 즐길 수 있었던 것은
일이 아닌 취미 생활의 일환이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지역 사진작가협회 회원들과 협업을 할 기회가 있었다.
그들이 말했다. 작가협회에 들어오시라고.
예술인 증명서도 신청하시라고. 그러면 여러 가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그냥 이대로가 좋다고 했다.
그렇게 되면 사진이 나에게는 더 이상 취미가 아닌 일이 되기에
자칫 사진과 멀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고.
그들 중 일부는 사진을 통해 더러 '용돈벌이'도 하는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야말로 '용돈 수준'을 넘지 못한다.
언젠가 책에서 읽은 기억이 있다.
사진을 업으로 삼으려면 적어도 세 가지 전제요건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첫째, 결혼하지 말아야 하고,
둘째, 계속 돈을 깎아 먹을 만큼 유산이나 재산이 넉넉해야 하며,
셋째, 배우자의 능력이 좋아 영원한 후원자가 될 수 있어야 한다' 고.
사진이, 아니 예술이 겉으로 보이는 모양새는 좋을지 모르지만
직업으로서는 그만큼 배가 고프다는 말과 다름 아니다.
문학이든, 음악이든, 미술이든 전업작가가
많지 않은 까닭을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돈은 다른 데서 벌고 예술은 취미 수준으로 즐길 때 생명력이 길다.
나의 지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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