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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 2022. 11. 30. 04:41

 

개인적으로 우리말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블로그에 매일처럼 글을 써야 하다 보니 그런지는 모르지만 전공인 영어사전보다도 국어사전을 더 많이 찾아본다.

초등학교 시절만 해도 받아쓰기를 하면 괜찮은 점수가 나와

'우리말은 참 쉽다'고 생각했었는데, 쓰면 쓸수록 어려운 게 우리말임을 절감하고 있다.

지금도 여전히 확신을 갖지 못하고 헷갈리는 표현들이 차고도 넘친다.

우리말 표준어 사정원칙에 따르면(1988년 문교부 제정)

'표준어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도대체 '교양 있는 사람들'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서울말을 기반으로 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서울 사람들은 우리말을 제대로 잘 쓰고 있을까?

내가 경험한 바에 따르면 그들 역시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한때는 공영방송에서 올바른 우리말에 관한 계몽을 더러 하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앞장서 선도해야 할 방송인들조차 제대로 쓰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흔히 사람들은 영어 철자 하나 틀리는 건 유심히 살피지만,

우리말을 잘못 쓰는 것에 관해서는 대체로 무심하면서도 관대한 것 같다.

요즘 들어 가장 귀에 거슬리는 표현 중 하나가 '다르다'와 '틀리다'이다.

내가 학교 다닐 때만 해도 그러지 않았는데 언제부터인가 오용이 일반화된 느낌이다.

'다르다(different'는 '같지 않다'이며,

'틀리다(wrong'는 '맞지 않다'라는 뜻임에도, '다르다'를 써야 할 경우에

'틀리다'를 잘못 쓰는 이들이 너무나도 많아졌다.

다른 또 하나는 '분리수거'에 관한 표현이다.

'수거(收去)'는 '다 쓴 물건 따위를 거두어 감'이란 뜻을 지니고 있다.

그러기에 '분리수거'라 함은 '분리해서 모은다'는 의미이다.

분리수거한 쓰레기를 밖으로 내다 버릴 때는 '분리수거'가 아닌 '분리배출'이라고 해야

맞는 표현임에도 어느 때나 '분리수거'로만 일관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또 다른 하나는, 아무리 시대상이라고는 하지만 줄임말 표현이 지나치게 많아졌다는 점이다.

청소년들에게서부터 시작된 이런 언어습관이 지금은 방송에서까지

아무렇지도 않게 쓰고 있으니 세종대왕께서 보시면 얼마나 통탄할 일인가.

게다가, 줄임말 표현이 무슨 대단한 지식이라도 되는 양 퀴즈로까지 내고 있으니 ...

풀어 쓰면 누구나 쉽게 알아들을 수 있음에도,

풀어 쓴다고 시간이 얼마나 많이 걸리는 것도 아닐 텐데 말이다.

우리말을 우리가 아끼고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하겠는가?

국제화, 세계화도 좋지만 곳곳에서 과도할 정도로 외국어가 남발되는

현상 역시 곰곰이 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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