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소비를 통해 보는 인간의 심리 본문

흔히들 우스개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 무어냐고 물으면 그건 바로 '남이 사 주는 음식'이라고. 대체로 인간은 너 나 할 것 없이 내 돈 내지 않고 공짜로 무언가를 누리고 싶어 하는 심리가 있다. 일을 하지 않고도 저절로 돈이 벌리기를 바라거나, 길을 가다 생각지도 않은 돈이 땅에 떨어져 있기를 바라거나, 혹은 평소 먹어 보지 못한 근사한 밥을 누군가 난데없이 사 줬으면 하는 바람은 사람이면 누구나 갖게 되는 보통의 마음인지도 모른다.
조직 생활을 하게 되면 이따금씩 동료들끼리 모여 함께 밥을 먹는 회식이라는 것이 있다. 회사의 회식이란 사무실이라는 공간을 벗어났다는 차이만 있을 뿐 업무의 연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한 가지 좋은 점은 누구도 돈에 관한 걱정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거기에서 발생하는 모든 비용은 법인카드로 처리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필요 이상의 과다한 지출이 이루어질 때가 많다. 개인 주머니에서 지출되는 거라면 얼마가 나올까를 미리 가늠하고 조절을 하기도 하지만, 법인카드라면 애초부터 그런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회사에서만 국한되는 줄 알았다. 자식들 역시 비슷한 심리가 작용하는 모양이다. 언젠가 딸아이가 손주를 데리고 집에 왔을 때다. 더운 여름철이었는데다 마침 아내도 어디 가고 없어서 딸아이와 더위도 식힐 겸 집 근처 카페를 찾았다. 내 카드를 준 뒤 주문을 하고 온 딸아이더러 커피값이 얼마나 하느냐고 물었더니 모른다고 했다. 이유인즉, 아빠 카드라 아예 확인을 안 했다는 것이다.
비슷한 심리는 나 자신에게서도 발견된다. 개인적으로 지자체의 소비 진작을 위해 매달 얼마씩 할인율이 적용되는 지역화폐를 애용하고 있다. 신기한 건 다 같은 내 돈임에도 지역화폐를 쓸 때는 마치 회사의 법인카드를 쓸 때처럼 부담감이 없지만, 다른 신용카드나 현금을 지출해야 하는 경우라면 왠지 모르게 '생돈'이 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런 글감을 불현듯 떠올리게 된 건 소설가 김영하의 <여행의 이유>라는 책에서 발견한 한 문장을 통해서였다. 거기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현금으로 결제하는 것은 뇌에서 고통을 느끼는 영역을 활성화시킨다'라고. 여기에서 '현금'은 곧 '내 돈'과도 대치될 수 있는 개념의 단어가 아닐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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