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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의 양심

자유인。 2021. 3. 15. 14:51

사진을 벗삼은 지 어느덧 열다섯 해를 맞이한다.

연수를 자랑하고 싶은 뜻은 추호도 없다.

사진에 관한 이론도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여전히 배우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그저 서로 궁합이 잘 맞아 평생 친구로 함께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할 뿐이다.

 

초보 때만 해도 더러 동호인들을 따라 나서기도 했지만 이내 접었다.

사진은 철저히 고독을 즐기는 이에게 어울리는 예술임을 일찍이 깨달았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세월을 카메라와 살아오면서

지켜야 할 사진사의 에티켓이 존재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물론 거기에는 경험 부족으로 인해 나 스스로 다른 이에게

본인 아니게 폐를 끼친 경우도 없지 않음을 부끄럽게 고백할 필요가 있다.

다만 그와 같은 실수들이 성장의 밑거름이었음은 부인하지 않는다.

 

얼마 전 꽃 사진을 찍기 위해 인근 산을 찾았다.

그 꽃은 다른 꽃에 비해 독특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어

해마다 이맘때면 적지 않은 사진가들이 카메라를 들고 나선다.

 

사진을 취미로 즐기는 중년의 부부인 듯했다.

'최상의 결과물'에 눈이 먼 나머지 배경 연출을 위해 어딘가에서 꺾어 온 

상록수 잎으로 바닥을 장식하고, 분무기로 물까지 뿌리서

'최상의 환경' 조성을 위해 애쓰고 있었다.

 

얼마나 훌륭한 결과물을 얻을지 모르지만,

공유 재산인 자연을 함부로 훼손하면서까지 취미 생활을 이어가야 할까.

사진의 결과물도 중요하지만 자연보호가 그보다

우위에 있음을 모든 사진가들이 잊어서는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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