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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 시절의 추억(15) - 식생활 습관 본문
어려서부터 몸이 약했던 나는 유난히 입이 짧았다.
구경하기가 쉽지 않았던 육류(대부분 제사나 명절 때나 상에 오르는)는
아예 손길조차 가지 않았고 채소 위주의 음식만 먹었다.
그 까닭인지 얼굴에는 마른 버짐이 자주 피었다.
당시에는 그것이 버짐인지도 몰랐는데, 시간이 지나 되돌아보니
영양 부족에 따른 피부 질환이었음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먹성이 그러하니 학교에서는 맨 앞자리만을 도맡았고
겨울이면 감기를 달고 살았다. 체격이 왜소하니 자신감은 결여되었고
타인에게 이렇다 할 존재감을 과시할 일도 별로 없었다.
학창 시절에는 공부를 아주 뛰어나게 잘하거나
말썽을 심하게 피우거나 둘 중 하나가 아니면 주목을 받을 일이 거의 없는데,
나는 그저 '착실하고', 공부만 '조금 하는' 정도의 학생이었던 것이다.
다행히 2년 여의 군대 생활을 통해 강건한 몸을 만들 수 있었다.
힘들고 괴로운 시절이었지만 그 시간이 아니었으면
지금까지도 과거의 허약한 체질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지 모른다.
뿐만 아니라, 군대 생활은 나에게 부족했던 자신감을
많이 회복시켜 주었고, 잠자고 있던 리더십까지 일깨워 주었으니
내 삶에서 참으로 고마운 기억으로 간직하는 시절이다.
세월이 흐른 지금도 그때의 습관이 남았는지
육류가 있으면 조금 먹기는 하지만 나 스스로 찾아서 먹는 경우는 흔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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