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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지 않으면 본문
딸네 집에 갈 일이 잦아졌다.
얼마 전 태어난 외손주를 돌보는 일이 주목적이다.
아직 엄마로서 익숙지 않은 딸에게는 혼자서 아기를 돌보는 일이
만만찮은 난제인 데다, 가끔씩 병원도 가야 하고, 외출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누군가의 손길이 절실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딸 내외가 무슨 날이라고 회를 주문했다.
맛도 좋고, 신선도도 좋은 데다, 두께까지 적당해 여럿이 둘러앉아 술 한잔 하기에 그만이다.
요즘 젊은 세대는 음식 주문을 할 때 매장을 방문하는 일이 거의 없다.
무엇이든 주문앱을 통해서 다 가능하기 때문이다.
메뉴를 선택하고 비용을 지불한 후 몇 시까지 배달을 해달라고
요청하면 어김없이 그 시간에 도착한다.
그럴 때마다 딸에게 묻는다.
'이런 걸 이렇게 받으려면 어디에다, 어떻게 주문을 하는 거니?'
우리 세대는 매장에 전화를 걸거나, 직접 방문하는 문화에 더 익숙하기 때문이다.
요즘 세대는 전화마저도 없이 손 안에서 모든 것이 다 움직인다.
이런 걸 보면, 장사하는 이들은 요즘처럼 급변하는 시대에
본인이 낯설다고 변화를 멀리하다가는 살아남기조차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
매장 방문을 통한 매출보다, 주문앱을 통한 매출이 훨씬 클 것이기 때문이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고,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는 말은
여기에서도 예외는 아닌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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