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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바다를 건너(1)

자유인。 2023. 2. 8. 02:45

 

사람 사는 곳이면 어디나 다 비슷비슷한 것 같지만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하다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미처 보지 못했던 색다른 문화를 더러 발견하곤 한다.

그 중의 하나가 횡단보도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횡단보도는 사각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이는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바로 맞은편이 아니면 ㄱ자 또는 ㄴ자로 두 번을 건너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번거롭기도 하거니와, 급한 일이 있을 때는 무단횡단을 하는 사례도

있어 사고의 위험성까지 내포하고 있다.

일본의 수도인 동경에 가면 신주쿠(新宿)란 동네가 있다.

서울의 명동이나 강남 같은 번화가로 하루의 유동인구가 많기로 유명하다.

 

특히, 신주쿠역은 복잡하기도 한 데다,

세계 최대의 전철역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될 만큼 이용객이 넘쳐나는 곳이다.

실제로, 나는 출구를 찾지 못해 지하에서 한 시간 이상을 헤매다 겨우 빠져나온 경험이 있다.

그리고 신주쿠는 유동인구에 비해 도로가 매우 협소한 편이어서

몰리는 인파를 제때 원활하게 이동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기도 하다.

20여 년 전이었다.

가족과 일본으로 여행을 갔던 중 시내 구경 겸 저녁을 먹기 위해 신주쿠를 찾았다.

사거리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중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무엇보다 엄청난 인파에 벌어진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일찍이 내가 다닌 세계 어느 곳에서도 그렇게 많은 사람이 동시에

신호를 기다리는 풍경은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 풍경은 더욱 놀라웠다.

녹색 신호등이 켜지자 그 많은 인파가 6개 방향으로 동시에 건너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여태 한 번도 보지 못한 대각선 횡단보도였다.

그 당시 우리나라 횡단보도는 사각 형태만이 존재하던 때였기 때문이다.

내가 외국 여행 중 접한 첫 번쨰 문화 충격이었다.

우리나라에도 저런 형태가 도입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최근에 와서야 번화가를 중심으로 조금씩 선보이기 시작했다.

그때가 2000년 초반이었으니 선진 문화가 상륙하기까지 20년이 걸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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