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나만의 글쓰기 본문
요즘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블로그에 글을 쓸 때이다.
때로는 일기(日記)이기도, 때로는 명상의 시간이기도, 또 어느 때는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사진과 마찬가지로 글쓰기 역시 어느 날 교통사고처럼 내게 다가왔다.
나는 글쓰기를 별도로 배우지 않았다. 그냥 혼자서, 나만의 작법에 따라 쓸 뿐이다.
전문가의 글쓰기에 비하면 허술한 부분이 적지 않을 것임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프로는 프로의 글쓰기가, 아마추어는 아마추어만의 글쓰기 영역이 따로 있기에
편한 마음으로 쓰고 있다. 그것이 블로그가 지닌 장점이 아니던가?
오래 쓰다 보니 단순히 취미 차원을 넘어 이제는 주요 일과가 되었다.
글만 있으면 단조로울 텐데, 좋아하는 사진과 함께 엮을 수 있어 더욱 긍정적이다.
글 쓰는 이들의 한결같은 고민이 소재 찾기인데
다행히 아직까지는 마르지 않는 샘처럼 솟아 나오고 있다.
특별히 시간을 가리지 않고 생각이 날 때마다 쓴다.
자다가도, 혹은 새벽이나 아침에도 글감이 떠오르면 그 즉시 컴퓨터를 켤 때가 많다.
그 순간을 놓치면 금세 또 기억에서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초안을 작성한 후 곧바로 올리기보다는 한동안 숙성의 시간을 거친다.
열린 공간이기에 나 이외에 또 다른 누군가는 내 글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사실만으로도 글쓰기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되고 있다.
길을 가다가, 운동을 하다가, 차를 타고 가다가도 써놓은 글에 대한 생각들이 불쑥불쑥 떠오른다.
이 문장은 이렇게 고치면 좋겠다, 저 단어는 이 단어로 대체하면 좋겠다,
불필요한 낱말과 내용이 중복되고 있지는 않은가, 접속사가 남용되고 있지는 않은가,
문맥상 이 문장은 여기 대신 저 단락으로 배치하면 더 어울리겠다 등등.
미심쩍은 단어들은 수시로 국어사전을 찾아보기도 한다.
블로그 글쓰기에도 퇴고(推敲-완성된 글을 다시 읽어 가며 다듬어 고치는 일)는 중요하다.
오랫동안 습작 과정을 지속적으로 거쳐서인지 블로그를
시작하던 초기에 비하면 스스로 봐도 조금은 나아진 것 같기는 하다.
돌아보면 그때 쓴 글은 참 부끄럽다. 혼자 들뜨기 일쑤였고, 감정을 절제하는 법도 몰랐다.
하지만 그런 시절이 있었기에 한 뼘 더 커진 오늘도 가능했으리라.
신문에 칼럼을 게재하는 형님이 '글이 좋다'며 칭찬을 한다.
최근엔 본인 원고를 제출하기 앞서 검토 좀 해 달라며 보내오기도 한다.
'문외한이 뭘 안다고 부탁을 하느냐'며 손사래를 치면, 자신이 미처
놓친 부분까지 '예리하게' 집어낼 정도로 '내공이 대단하다'며 비행기를 태운다.
이것이 나의 밥벌이였다면 지금처럼 즐길 수 있었을까?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포장마차의 추억 (3) | 2023.02.12 |
---|---|
문화는 바다를 건너(2) (2) | 2023.02.09 |
문화는 바다를 건너(1) (3) | 2023.02.08 |
나만의 운동법 (3) | 2023.02.05 |
느림의 미학 (2) | 2023.0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