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시나브로 진화하는 세상 본문
문명의 발달과 더불어 나타나는 두드러진 사회 변화 중 하나는
대부분의 소비재나 식품류를 스스로 충당하는 대신 외부에서 비용을 지불하고 구매한다는 점이다.
부모님 세대는 웬만하면 모든 음식을 집에서 만들어 먹었다.
어려운 형편도 이유 중 하나였지만, 요즘처럼 그 많은 소비재를 공급하는 곳도 없었다.
추석 전날이 되면 우리 동네 떡집 앞에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차례상에 올리기 위한 송편을 사려는 줄이 하루 종일 끝도 없이 이어진다.
내가 집을 나선 시각이 이른 아침 6시 30분경이었는데,
그때부터 하나 둘 줄을 서기 시작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저렇게나 긴 행렬이 만들어졌다.
사진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고, 왼쪽 끝 골목 안으로 저만큼의 줄이 또 이어진다.
저녁 무렵이 되어서도 행렬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해마다 한가위 전날이면 같은 풍경이 되풀이된다.
이제는 더 이상 집에서 송편을 직접 만들어 먹는 일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돌아보면 부모님 세대에는 여자들의 삶이 따로 없었다.
오로지 아이를 낳고 집안 살림만을 도맡아야 하는 것이 그들에게 주어진 운명이었다.
시대는 그것을 당연시했고, 미안해할 줄도 몰랐다.
철저하게 남성 위주의 사고였고, 남성 위주의 세상이었다.
시대가 바뀌면서 여자도 엄연한 인격체임을 인정하기 시작했고,
그들의 목소리에도 비로소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남자의 일과 여자의 일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 덕분에 남자가 설거지 하는 것을, 집안 청소 하는 것을,
요리를 하거나 육아를 전담하는 걸 두고 더 이상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지도 않는다.
그렇게 우리가 모르는 사이 세상은 시나브로 진화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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