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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서는 집

자유인。 2023. 12. 19. 16:36

 

요식업을 하는 이들의 가장 큰 고민이 뭘까?

아마도 그건 '과연 내가 만드는 음식이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그럼으로써 내 업장에 손님이 넘쳐날까?'에 관한 것일 것이다.

맛집이라는 말이 널리 유행하고 있다.

국어사전에는 '음식의 맛이 좋기로 이름난 음식집'이라고 풀이되어 있다.

'맛집'은 방문객들이 음식점에 수여하는 영광스런 훈장과도 같다.

주인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기분 좋은 일이 없을 것이다.

맛집이라고 해서 모든 사람이 다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건 아니다.

부정적인 반응보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좀더 많다는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내가 찾는 맛집은 방송보다는 입소문에 주로 의존하는 편이다.

그것이 성공 확률이 비교적 높기 때문이다.

대체로 반찬 가짓수가 많은 집들을 좋아하는데 나는 정반대이다.

주 메뉴에 반찬 한두 가지 정도면 족하다 (그런 집들이 오히려 맛집인 경우가 많다).

반찬이 너무 많으면 다 먹지도 못할 뿐더러 주 메뉴의 맛을 제대로 즐길 수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평소 우리의 상차림 문화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다.

무엇보다 반찬의 가짓수를 대폭 줄였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다 먹지도 못 할 음식을

잔뜩 차려놓고는 젓가락 한 번 대지 않고 버려지는 양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입소문을 통해 알게 된 맛집이 있다.

경기도 수원시 인계동에 있는 '유O회관'이라는 곳이다.

처음 상호를 접했을 때 잘못 들었나 싶었다. 경찰서가 연상되었기 때문이다.

이 집은 해장국이 전문이다.

메뉴라고 해야 해장국에 수육, 수육무침 세 가지가 전부다.

엄밀히 말하면 해장국 단일 메뉴라고 하는 게 더 맞을 것이다.

수육은 주로 안주용이기 때문이다.

24시간 영업에 언제나 문전성시를 이룬다.

가자마자 바로 입장하는 경우는 드물고 밖에서 기다려야 할 때가 많다.

해장국은 대개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메뉴인데 여긴 젊은 세대도 꽤 눈에 띈다.

요즘 물가에 가격도 그 정도면 착하고(10,000원), 내용물도 충실하다.

거기에 선지를 덤으로 준다.

다양한 손님의 취향에 맞추기 위해 백화점처럼 여러 가지 메뉴를

취급하지 않아도 단품만으로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곳이다.

내가 만약 요식업소를 운영하게 된다면(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지만)

이 집처럼 단품 메뉴를 고집할 생각이다.

해장국이 생각 날 때면 가끔씩 찾는 곳이다.

수인분당선 수원시청역에서 가깝다.

*한 가지 아쉬운 건 밥맛의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미리 해 둔 밥이라 그런 것 같다.

 밀려드는 손님을 감당하자면 현실적으로 쉽지 않겠지만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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