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부모의 마음 본문

글쓰기

부모의 마음

자유인。 2024. 2. 24. 03:28

 

 

혼자 벌어서는 살 수 없는 세상.

아이는 낳아야 하고, 육아 걱정을 하면 앞이 캄캄한 것이 오늘날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그나마 도움이라도 받을 곳이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조부모의 몫이 될 때가 많다.

정책 당국은 입으로는 '걱정'이라면서, 대책은 그에 어림도 없다.

결혼하고도 아이를 낳지 않는 부부들을 마냥 탓할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3월이면 외손주가 어린이집 등원을 시작한다.

육아휴직을 마치고 조만간 복직을 앞두고 있는 딸의 일정에 맞춘 것이다.

그동안 엄마의 껌딱지 노릇을 하고 있던 녀석이 처음 맞이하는

'사회'라는 바다에서 제대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할아버지로서 걱정이 크다.

또래에 비해 생일이 늦은 손주가 제 엄마와 함께 오리엔테이션을 다녀오더니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서툰 걸음마 연습을 한다고 열심이다.

말 못 하는 녀석이지만 뛰어다니는 다른 아이들을 보면서 나름대로 자극을 받은 모양이다.

딸은 직장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에 당첨되어 그곳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마저 경쟁이 치열해 보내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부모가 더 많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녀석을 위해 할아버지로서 무언가를 좀 해주고 싶었다.

아내더러 딸의 의견을 물어본 뒤 얼마라도 좀 보내주라고 했다.

매일 갈아입을 옷을 비롯한 준비물이 적지 않을 텐데 얼마나 돈이 아쉬울 텐가.

생각지도 않았던 일인지 딸이 반색을 한다.

'이렇게 거금을 보내셨냐?'라며 놀라면서도 속으로는 좋은지 말도 못 하는

외손주를 시켜 '할아버지, 할머니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를 시키는 동영상을 보내왔다.

자식은 부모를 걱정하지 않지만, 부모는 자나 깨나 자식 걱정뿐이다.

능력만 된다면 조금이라도 더 넉넉히 쥐여주고 싶은 심정이다.

어쩌면 눈을 감기 전까지는 벗어나기 어려운 굴레인지도 모를 일이다.

어쩌랴. 그것이 부모의 마음인 것을.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봄  (3) 2024.02.26
그 사람의 말씨를 보면  (5) 2024.02.25
관점의 균형  (4) 2024.02.23
언제 또 이런 시간을  (5) 2024.02.22
'인생의 세 가지 불행'  (3) 2024.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