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갈증 본문
나의 음식 취향은 반찬이 이것저것 많이 나오는 상차림보다는
단품 음식을 좋아한다. 상이 그득하면 보기에는 좋을지 모르지만,
애써 만든 음식을 다 먹지도 못하고 남기는 경우가 많은 데다,
종류가 많다 보면 무엇 하나 본연의 맛을 제대로 즐기기가 어렵다는
생각 때문이다.
언젠가 친구와 둘이서 시골집에 갔었다.
가장 해보고 싶었던 것이 돌판에다 고기를 구워 그것을 안주 삼아 술을 한잔하는 것이었다.
콘크리트만 즐비한 도시에서는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할 일이기 때문이다.
친구네 집 마당에서 벽돌로 받침대를 세우고는 그 위에 돌판을 얹었다.
장작불을 지펴 시장에서 사 온 삼겹살을 굽기 시작했다.
고기가 익을 즈음 김치와 파절이도 얹고, 마늘과 쌈장과 상추도 대기시켰다.
지글거리며 익는 소리도 구미를 자극했지만, 기름 잘 빠진 삼겹살의
맛은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환상 교향곡이었다.
생존을 위해서 먹긴 먹지만, 절실히 먹고 싶은 것이 없다.
굶겠다는 얘기가 아니라, 내 눈을 반짝거리게 만드는 색다른 먹거리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지금껏 살면서 전부는 아니지만, 많은 걸 먹어봤고,
대부분 익숙한 것들이어서 웬만해선 내 눈길을 잡아끌지 못한다.
우리가 살면서 때때로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새롭고 낯선 곳
으로의 여행을 꿈꾸듯, 특색 있는 먹거리에 대한 갈증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늘 습관처럼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다.
그러다 마침내 눈에 들어온 한곳이 있었다.
오리 돌판구이 전문 식당이었다.
철판구이 전문점은 더러 있는데, 돌판구이 가게는 좀처럼 보기 어렵다.
고기를 철판에다 굽는 것과 돌판에다 굽는 것은 그 맛이 판이하다.
전자가 후자를 이기지 못한다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나의 선택은 성공적이었고, 만족도 또한 높았다.
술 한잔하기에도, 가족끼리, 혹은 지인끼리 식사를 즐기기에도 그만이다.
일단 분위기를 익혔으니 앞으로 종종 가게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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