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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음식점

물 건너온 음식이지만

자유인。 2024. 8. 13. 04:33

 

 

시골에서 학교를 다니던 시절, 시내 아이들은 우리 마을 아이들을

언제나 '물 건너 아이들'이라 불렀다. 집과 학교를 오가려면 도중에 개천을

하나 건너야 했기 때문이다. 거기에 무슨 속뜻이 있었는지를 따지기

전에 나는 그런 호칭들이 왠지 정감이 느껴져 좋았다.

 

아들네 식구들이 한 달에 한 번씩 본가를 다녀간다. 아이들이

출가하고 난 뒤 가급적 그들의 사생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것이 우리

부부의 생각인지라, 아들과 며느리가 스스로 규칙을 정해 지속적으로

실천에 옮기고 있어 내심 기특하면서도 반갑다. 귀여운 손주까지

함께 볼 수 있으니 올 때마다 기쁨은 배가된다.

 

무엇을 먹을까 물으니 이탈리아 음식이 좋겠다고 했다. 오랜만에

동네 단골집을 찾았다. 집 가까이 있어 이따금씩 들르곤 하는 곳이다.

가깝다는 이유라기보다는 여러 면에서 만족도가 높기 때문이다.

 

'물 건너온' 음식이면서 어느덧 우리 생활 깊숙이 스며든 것이

여럿 있지만,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피자와 파스타가 아닐까 싶다.

이탈리아가 본고장인데도 이제는 마치 우리네 토종 음식인 듯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좋아하는 대중적인 먹거리로 뿌리를 내렸다.

 

나 역시 자주 먹을 기회는 없지만, 한식과 이탈리아 음식 중

굳이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단연 후자를 꼽을 만큼 선호도가 높다.

오랫동안 내 입에 길들여진 까닭인지 언젠가 로마 현지에 가서

먹었던 것보다 우리나라에서 만든 피자와 파스타가 나로선 훨씬

더 맛있게 느껴졌다.

 

'일 세레노' .. 이탈리아 말로 '맑게 갠 하늘, 평온한 나날'

이란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 붐비는 곳보다

한적한 이런 곳이 오히려 여유로운 식사를 즐기기엔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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