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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면 - 충남 아산 공세리성당 본문
여행을 너무 거창하게만 생각하면 떠나기가 어렵다. 꼭 자동차를 몰고 몇 시간을 가야 한다거나, 바다 건너 장시간 비행기를 타야만 여행이라는 생각은 고정관념일 뿐이다. 제한된 인생의 시계에 그렇게 이것저것 다 따지다 보면 일 년 가야 떠날 수 있는 기회가 몇 번이나 될까. 생각하기 나름이다. 습관만 들이면 그저 마실 가듯 언제든 떠날 수 있는 것이 여행이다. 다만 거기에는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우리가 운동을 통해 몸을 만들듯, 떠남에도 오랜 예행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참으로 편리한 세상이다. 서울에서 전철을 타고 충청도 땅까지 내려갈 수 있으니 말이다. 계절이 봄을 향해 가고 있다 보니 떠남에 대한 충동이 더 거세진다. 불현듯 충남 아산에 있는 공세리성당이 가고 싶어졌다. 내가 이 성당을 처음 알게 된 건 2004년에 개봉된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보고 나서였다. 유럽 어디쯤에서나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아름다운 건축물이 우리나라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 길로 가족을 태우고 첫발을 내디딘 이래 꽤 자주 찾았다. 그런 걸 보면 영화나 드라마가 새로운 여행지를 발굴하는 데 있어 매우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문화관광부나 한국관광공사에서는 감히 생각지도 못하는 일을 민간 차원에서 알아서 해주니까 그들에게 모종의 포상이라도 내려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 그러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자료에 따르면, 공세리성당은 천주교 대전 교구 소속 성당으로 천주교 박해 이후 충청도에서 설립된 최초의 본당이라고 한다. 1890년 예산 간암골에서 시작했으나, 5년 뒤인 1895년 현재의 위치로 이전했다. 이 자리는 원래 공세창(조선시대 세곡을 보관하던 창고)이 있던 곳으로, 마을에 가면 지금도 일부 흔적이 남아 있다
어느덧 남녘에는 벚꽃 소식이 전해지기에 혹시나 하고 찾았는데, 공세리는 아직까지 미완의 봄이었다. 4월 초, 중순쯤이 되면 좀 더 화사한 풍경이 만들어지겠지만, 계절에 관계없이 그 자체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곳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전철 1호선 온양온천역에서 내려 건너편 유엘시티 정류장에서 600/601/610번 버스를 타면 성당 바로 앞에서 내린다. 그중 610번이 운행 횟수가 가장 많다. 반려견과 반려묘는 출입 금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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