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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면 - 충주 탄금대 본문
고등학교 때 만나 지금껏 이어지는 친구들 모임이 있다. 전국 각지에 흩어져
살고 있어 마음처럼 자주 만나지는 못한다. 본래 10월쯤 부부 동반으로 만나기로 되어 있는데,
같은 시기에 친구네 혼사가 예정되어 있어 그것으로 갈음하고 이번에는 건너뛰기로 했다.
그러자니 서운하다며 부인들은 빼고 친구들끼리만 번개 모임을 갖자고 했다.
그렇게 모인 곳이 충주 수안보. 구성원 중 한 명이 그곳에서 일을 하고 있던 것이 계기가 되었다.
나는 어디를 가면 목적지로만 곧바로 향하지 않는다. 이왕 시간 투자하고
돈 쓰는 것. 오가는 편에 무언가 색다른 장소나 풍경이 없을까 싶어 열심히 탐색을 하곤 한다.
꼭 여행만을 위한 여행보다는 인생 전반을 여행화化하다 보면 살아가는 순간순간이
곧 여행과 다름없다는 것이 나의 오랜 지론이기도 하다.
그러던 중 충주에 있는 탄금대란 곳이 눈에 들어왔다. 그동안 이름만 들어봤지 가본 적도,
어떤 곳인지도 알지 못했다. 자료를 찾아보니 악성樂聖으로 불린 우륵과 관련이 있었다.
가야국의 사람이던 우륵은 신라 진흥왕 552년에 멸망의 그림자가 드리우던 조국을 떠나 신라로
귀화한 후 남한강과 달천이 만나는 이곳 너럭바위에 앉아 가야금을 탔다고 한다.
바로 우륵이 금琴을 탄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 탄금대彈琴臺라고 한다. 풍류 넘치는
옛사람들의 작명 능력은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이름 그대로 풍광이 빼어나다. 무릇 아름다운 경치가 제대로 어우러지려면
필수적으로 물을 끼고 있어야 하는데,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나 역시도 우륵처럼 못 타는 가야금을 한번 타 보고 싶은 충동이 일 만큼.
충주호와 월악산을 빼면 딱히 떠오르는 곳이 없는 충주에서 추천할 만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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