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그곳에 가면 - 충북 제천 비봉산 전망대 본문
혹자는 말한다. 우리나라는 좁아서 다녀봐야 뭐 볼 게 있느냐고.
그러면서 모름지기 여행을 가려면 비행기를 타고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
다리 힘이 있을 때 부지런히 외국으로 나가고, 국내는 나이가 들면
그때 가도 늦지 않은 거라고.
그들 말대로 밖으로 나가면 무언가 대단한 볼 거리가 있고, 국내는 다녀본들 그럴까.
그들 말처럼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외국으로 먼저 나가고,
나이가 들면 국내는 그때 가도 늦지 않은 걸까. 각자의 생각일 뿐이다.
국내든 외국이든 다리에 힘이 떨어지면 못 가는 건 마찬가지다.
평소 국내를 열심히 다니는 사람이 외국도 열심히 드나든다는 걸 경험이 쌓이면서 알게 되었다.
여행은 곧 습관이자 부단한 훈련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국내는 무시하고,
오로지 외국 나들이에만 가치를 부여한다면, 그 사람은 진정한 여행자라기보다는
과시욕이 앞선 사람이다.
지금껏 국내 여행을 다니면서 어쩌면 우리나라에 이토록 아름다운 곳이 많을까,
살아 있는 동안 내 나라를 얼마나 돌아볼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그동안 다닌 국내 여행지 중 보자마자 입을 다물지 못한 곳이 두 군데 있다.
하나는 경남 통영의 미륵산 전망대요, 다른 하나가 충북 제천의 비봉산 전망대였다.
충청북도 제천을 다녀왔다.
내가 꼽는 제천의 제1 비경은 누가 뭐라 해도 비봉산 전망대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청풍호의 전경은 볼 때마다 감탄사의 연발이다.
다 같은 충주호지만 충주에서는 충주호라 부르고, 제천에서는 청풍호라 부른다.
드물게 비봉산 전망대는 꽤 여러 번 다녀왔다.
여기는 오르는 방법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모노레일을 타고, 다른 하나는 물태리역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는 것이다.
나는 그중 두 가지를 다 경험해 봤다.
하늘의 복을 받았는지 갈 때마다 맑은 날 일색이었다.
다 같은 맑은 날이었지만 매번 분위기는 다르게 와닿았다.
이번엔 아침부터 흐린 날씨에 비까지 뿌렸다.
그 덕분에 미처 예상치 못한 신선의 나라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국내에서 발아래 구름을 밟아본 건 제주도 한라산 정상 이래 처음이었다.
비봉산 전망대는 난생처음이라는 일행을 배려해 오른 것이었지만,
도리어 내가 그에게 감사를 표해야 할 입장이었다.
'충청도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곳에 가면 - 충주 탄금대 (5) | 2024.10.03 |
---|---|
그곳에 가면 - 충북 제천 의림지 (6) | 2024.07.11 |
그곳에 가면 - 백제의 마지막 수도 부여를 가다 (3) | 2024.04.29 |
그곳에 가면 - 서산 간월도 (8) | 2024.02.18 |
어쩌다 만나는 바다지만 (1) | 2023.10.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