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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면 - 서산 간월도 본문
내가 사는 곳이 아닌 다른 지역을 나들이 목적으로
아무리 자주 간다 한들 평생을 따져 그 횟수가 얼마나 될까?
아마 한 손이나 두 손을 꼽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개인적으로 비교적 자주 가 본 곳 중 하나가 충남 서산에 있는 간월도이다.
여기는 문자 그대로 섬이지만 바다를 메워 만든 방조제 덕분에 육지와 다름없는 곳이 되었다.
천수만을 끼고 있어 요즘 같은 겨울철이면 철새 도래지로도 유명하다.
또 하나는 조선 초기 무학대사가 창건했다는 간월암이라는 독특한 절로도 이름난 곳이다.
바다 중간에 위치하고 있어 물이 들어오면 단절이 되지만, 물이 빠지면 걸어서도 갈 수 있다.
또 하나 간월도가 나에게 특별한 느낌으로 와닿은 것은 새조개 덕분이었다.
어느 날 우연히 지인의 사진 동호회를 따라 출사를 갔던 길에 난생처음 먹어본
새조개 샤브샤브는 온몸에 전율이 일어날 정도로 강렬했다.
누가 맛있다는 음식도 추천을 받아 먹어보면
그냥 '먹을 만하구나' 정도였을 뿐 새조개만큼은 아니었다.
혼자서만 알고 있기엔 아까워 처가 형제들을 대동하고 또 한 번 갔었는데,
그들 역시 나처럼 열광적인 반응이었다.
당시 1킬로그램에 5만 원으로 2명이 먹을 수 있는 양이었는데,
새조개의 양도 푸짐한 데다 함께 딸려 나오는 부속 음식들도 기대 이상이었다.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까지도 처남은 그때 '자형 덕분에'
처음 경험한 새조개의 신세계를 종종 떠올리곤 한다.
처가 형제들과의 모임이 있는 날.
그때의 감동을 더듬어 간월도를 다시 찾았다.
아쉽게도 예전에 갔던 집은 없어지고 근처의 다른 집을 들렀다.
여전히 맛은 있었지만, 그때의 그 집과는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었다.
그 사이 가격은 많이 올랐고,
딸려 나오는 부속 음식은 당시와는 감히 비교조차 할 수 없었다.
그래도 지난해 가을 새조개로 유명하다는 홍성 남당항에서
먹었던 것보다는 훨씬 충실했고 우위에 있었다.
장삿속으로 가득했던 그때의 실망감은 다시 떠올리기도 싫다.
명절 뒤라 늘 붐비던 서해안고속도로는 한산했고,
느긋하게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앉아 서해의 낙조까지 감상하고 올라왔다.
좋아하는 이들과의 떠남은 언제나 나를 들뜨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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