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어쩌다 만나는 바다지만 본문
내가 바다를 처음 본 것은 고등학교 때였다.
당시 남부 지역에 있는 학교는 대부분 설악산을 수학여행지로 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고등학교 2학년 가을에 수학여행을 떠난 우리 학교도 예외가 아니었다.
동대구역을 출발한 기차는 강원도를 향해 떠났다.
이동 경로가 어땠었는지는 자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바로 옆 칸에는 이웃 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이 함께 타고 있었다.
여학생들이 얼마나 짓궂었던지 우리 학교 선생님들을 한 명씩 '감언이설'로 끌고 가서는
머리에 치약을 발라 몰골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고는 내쫓곤 했었다.
그들에게는 그것이 더없는 여행의 재미였던 모양이다.
아닌 밤중에 봉변을 당한 선생님들의 당황해하던 표정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동해안 어디쯤이었던 것 같다.
갑자기 학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성을 지르며 일제히 한 방향을 바라보았다.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다른 학생들이나 나나 난생처음 바다를 구경하는 순간이었다.
정말 책에서 배운 대로 바닷물이 짠지 직접 손가락으로 찍어 맛을 보기도 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내륙에 살고 있는 나는 어쩌다 바다를 만난다.
육지에서는 접할 수 없는 색다른 풍경이 갈 때마다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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