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저마다 다른 생각 본문

글쓰기

저마다 다른 생각

자유인。 2023. 5. 23. 23:16

 

가족이나 친구를 비롯한 가까운 사이에서 서로가 공유할 필요가 있는

중요한 이야기를 나만 모르고 있거나 제3자를 통해서 듣게 되면 적지 않은 서운함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나는 당신(들)에게 어떤 의미인가'를 되묻게 된다.

인간의 생각은 주관적인 관점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나에게는 긍정적으로 여겨지는 것들이 또 다른 이에게는 정반대의 관점으로 해석이 될 때가 있다.

나의 경우 그것에 대한 판단을 상식이라는 기준에서 바라보려고는 하지만,

그조차도 개인의 주관적인 시각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기는 어려울 것이다.

친구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모임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사이이기도 하다.

꽤 오랜 관계임에도 더러 속내를 가늠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그렇다고 서로의 생각을 면전에서 다 얘기하자니 괜히 불편해질 것 같아 망설여진다.

작년 이맘때 A는 딸을 출가시켰다.

결혼식을 두 달 가량 앞두고 친구들끼리 오랜만에 만나 술을 한잔 하게 되었다.

또 다른 친구인 B와 A는 인근에 살면서 좀 더 가까운 사이이다 보니,

다른 친구들은 잘 모르는 서로 간의 개인사를 대부분 꿰고 있는 편이다.

만남이 있던 날, A가 도착하기 전 B는 다른 친구들에게

A의 딸이 결혼식 날짜를 잡았으며 개인적으로 초대장까지 받았노라고 했다.

물론 B를 제외한 다른 친구들은 아무도 모르고 있던 소식이었다.

뒤늦게 A가 도착하자, B는 A에게 '친구들 만난 김에 혼사 소식을 알리는 게 좋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 얘길 듣고 A에게 '딸이 날을 잡았다고 하는 게 사실이냐?'고 물었더니

당사자는 정색을 하며 '아니라'고, '무슨 얘기냐'고 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A는 그날 함께했던 친구들에게

'무슨 얘기냐'며 시치미를 떼었던 초대장을 모바일을 통해 보내왔다.

내색하지 않고 예식에 참석은 했지만, 그때의 서운함은 지금까지도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A는 여전히 우리를 '막역한 친구'라 부르고 있다.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풀잎에 맺힌 이슬처럼  (4) 2023.05.28
카풀에 관한 기억  (7) 2023.05.24
길 위의 스승  (1) 2023.05.22
쓰기 위해 벌지만  (4) 2023.05.22
같은 한국말인데도  (3) 2023.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