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수리산에 오르다 본문
봉우리라고 할 만한 산을 언제 올랐는지 까마득하다.
산에 가더라도 그저 산책 수준으로만 그치고 있으니 말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왠일인지 산을 한 번 올라야겠다는 '하늘의 계시'가 들려왔다.
천상의 뜻이니 따를 수밖에.
이번에 간 곳은 집에서 지척인 수리산이다.
수리산修理山은 경기도 군포시와 안양시, 안산시에 걸쳐 있는 해발 489미터의 산으로
2009년에 경기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내가 가끔 선택하는 코스는 성결대학교 뒷길이다.
위로 올라갈수록 재미가 덜하지만, 이쪽은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라 종종 이용한다.
정상인 태을봉(489m)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관모봉(426.2m)이다.
봉우리의 모양이 갓처럼 생겼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조망을 하기에는 태을봉보다 여기가 훨씬 좋다.
그러기에 정상이 아님에도 정상보다 더 나은 대접을 받고 있다.
새해 첫날이 되면 일출을 보기 위해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곳이기도 하다.
'이삭여뀌'라고 하는 생소한 이름의 꽃이다.
요즘엔 스마트폰 검색 기능을 통해 모르는 꽃의 이름을 누구나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누리장나무꽃'이다.
오가다 더러 보기는 했는데 직접 이름을 확인해 보기는 처음이다.
누가 벌써 다 따 갔는지 밤나무는 많은데 밤은 통 구경할 수가 없다.
이맘때면 시골 산소에서 밤을 따다가 곳곳을 찔리기 일쑤였는데 이제는 아득한 추억이 되었다.